그는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최고의 카지노딜러라는 목표를 갖고 제주관광대 카지노경영과로 진학했다. 졸업 후 서울에서 바텐더, 대출 영업, 인터넷 쇼핑몰 운영, 차량견인회사 직원 등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면서 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에 편입했다. 시인이 되기 위해서였다. 순탄치 않은 길이었지만 그는 오히려 “이 경험들이 남의 흉내를 내지 않고 나만의 시를 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13 한경 청년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자인 김기주 씨 이야기다.
올해 스물한 살인 게임스토리 당선자 송하나 씨도 어릴 때부터 ‘이야기꾼’이 되겠다는 자기만의 꿈을 가졌다. 학교 공부보다는 책과 영화, TV드라마 등 다양한 스토리에 빠져 지냈다. 부모님도 그런 딸을 믿고 참고서보다는 책을, 명문대보다는 문예창작과 진학을 권했다. 장편소설 당선자 최지운 씨와 시나리오 당선자 류주희 씨도 직장생활과 아르바이트를 이어가면서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당선자들은 모두 이른바 명문대 출신도, 부유층 자녀도 아니다. 학벌과 시험 같은 직선 주로를 따르는 대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열정을 따라 걸어왔을 뿐이다.
사실 신춘문예를 처음 시작하면서 걱정이 없지 않았다. 응모자의 나이를 만 34세로 제한한 ‘청년’ 신춘문예인 까닭이다. 젊은 감각의 작가, 그들의 스토리를 발굴하자는 취지로 출발했지만 주변에서는 “요즘 청년들은 다 비슷비슷하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인 심사위원들은 “진부함을 무장해제시킨 새로운 소설의 출현” “당장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수작(秀作)의 탄생을 반겼다. 흰 바탕에 커서만 깜빡이는 막막한 공간에 A4용지 150장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당선자들이 그 막막한 대지 위에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꽃을 피워낸 것은 힘들지만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삶을 살아온 결과 아닐까.
《곡선이 이긴다》(유영만 외 지음, 리더스북)라는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우리는 곡선 위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삶이 사색을 하라고, 깊은 통찰을 얻으라고 마련해준 곡선의 시공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나만의 꿈을 깨닫는다. 그것 없이 외부에서 주어진 남의 꿈, 가공의 목표만을 바라보며 질주하는 삶은 금세 정체될 수밖에 없다.”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이야기는 ‘곡선의 힘’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박한신 문화부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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