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테마 앞세운 현풍시장…먹거리 매출 30% 급증

입력 2013-01-01 16:48   수정 2013-01-02 04:08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집중분석 (3) 문화형 시장


지난달 30일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 있는 현풍시장. 영하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말시장의 정겨움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곰탕 어탕국수 등 이 지역 대표 음식을 파는 시장 안 먹거리장터는 외지인의 필수 방문코스가 됐다. 2년 전만 해도 현풍시장은 여느 전통시장처럼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대형마트와 쇼핑센터 등이 대구 근교에 잇달아 문을 열면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던 탓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 시장엔 주말이면 하루평균 3000~4000명의 손님이 찾았다. 이 중 80%가 경남 합천 창녕 진주 창원과 부산 등 ‘외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다. 곽병조 현풍시장 상인회장은 “시설현대화 작업을 마친 뒤 주말시장이 열리고 테마파크 시설이 들어서면서 방문객 수가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100년 전통의 현풍시장

현풍시장이 처음 문을 연 것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으로 5년 뒤에는 100주년을 맞는다. 이 시장은 2010년 30억원을 들여 시설현대화 공사를 마친 뒤 ‘현풍백년도깨비시장’이란 간판을 내걸었다. 출범 당시 ‘현풍에 살던 익살스러운 도깨비들이 전국의 희귀한 물건을 사고팔면서 시장을 형성했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5일장이던 이곳은 2011년 9월 주말시장을 개장, 도시민을 끌어들이는 데 힘을 쏟았다.

작년 4월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선정된 이후엔 더 활기를 띠고 있다. 100년 전통을 스토리텔링화해 시장 내 건물을 문화와 추억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도깨비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형 전통시장으로 변신한 덕분이다. 20년째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순옥 씨는 “주말 방문객이 늘면서 시장에서 유명한 소구레국밥과 곰탕, 붕어탕국수 등 먹거리 매출이 1년 전보다 3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금산시장의 상인예술단

금산시장·금산수삼센터는 상인예술단의 활동이 눈부시다. 문화예술 불모지인 충남 금산군에서 이 시장 예술단원들은 지역 문화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 말까지 지속적으로 벌어진 ‘시장놀이 락(樂)’ 행사에서 상인예술단은 훈련으로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며 외지인을 전통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다.

김승민 금산시장·금산수삼센터 육성사업단장은 “합창단과 풍물단, 통기타동아리 활동을 통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작년 10월 대전에서 열린 우수시장박람회 행사 때는 합창단과 통기타동아리가 참가해 마케팅상을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원배 상인회장도 “매일 저녁 장사를 마치고 1~2시간 함께 연습하는 과정에서 상인들이 한마음으로 뭉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장 일대 야외공간에서 지난해 7~10월 16차례 열린 ‘삼삼한 영화제’는 영화 관람 이상의 의미를 지역주민들에게 줬다. 영화관 하나 없는 금산에서 영화제가 열리는 날은 군민 화합의 장이 됐다.

○자유·무학시장의 ‘삼돌이DJ’

20여명의 충북 충주시 무학시장 여성 상인들로 구성된 ‘무학걸스’. 지난해 9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동아리연습실에 모여 2시간30분 동안 연습해 시장 내 고객 사은행사는 물론 외부 초청행사에도 나갈 정도로 수준급 댄스단으로 떠올랐다. 작년 7월 결성된 오카리나연주단은 10월 대전에서 열린 우수시장박람회에 출전한 데 이어 연말 크리스마스 축제 때도 활약했다.

‘삼돌이DJ’도 자유·무학시장의 명물이다. 시장 안에 경쾌한 음악을 들려주고 정겨운 소식을 전해주는 삼돌이DJ는 시장 곳곳을 누비며 방문객들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유원종 자유·무학시장 육성사업단장은 “지난해 9월 자유시장 안에 개설한 충주자유극장은 1950~1970년대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를 무료 상영해 시장 방문객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며 “5일장마다 예술공연이나 통기타 연주 등으로 프로그램을 바꿔가며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대구=김덕용 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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