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재정절벽(fiscal cliff)’ 위기를 일단 넘겼다.
민주당 소속인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오후 9시(현지시간)께 연소득 40만달러(부부 합산 45만달러) 이상인 경우 소득세 최고세율을 현행 35%에서 39.6%로 인상하고 재정 지출 자동 삭감 조치를 2개월 뒤로 미루는 데 합의했다. 또 40만달러 미만 소득자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를 영구화하기로 했다.
이로써 올해 5000억달러의 세금 인상과 함께 1100억달러의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이른바 재정절벽은 일단 모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은 1일 오전 2시께 이 같은 내용의 재정절벽 차단 관련 법안을 표결처리했다. 하원은 1일 법안을 검토한 후 2일 또는 이번 의회 임기 마지막 날인 3일 낮 12시 전까지 표결처리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하지만 부자 증세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하원에서 이번 합의안이 통과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공화당 지도부가 협상안을 주도적으로 마련한 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다.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면 미국의 개인 소득세율은 199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오른다. 1993~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의 세율로 돌아가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이번 합의안은 우선 재정절벽 충격이라도 막아보자는 임시방편책에 불과하다”며 “2~3개월 내 정부 부채 한도 협상 등에서 또다시 재정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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