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올해 증권업계 화두로 '위기 돌파'가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차기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금융투자산업의 성장동력이 되살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여야가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을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폭 인하 확대하기로 한 것이 가장 긍정적이란 분위기다. 주식 펀드 등 위험금융자산은 그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위기'와 '기회' 공존 2013년…"자산관리형 증권사 주목받을 듯"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여야는 이미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대폭 내리기로 합의, 관련 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해 연간 4000만원을 웃돌 경우 근로소득과 합산해 최고 38%의 세율이 부과된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 대상에서 제외된 주식, 연금, 장기채 등을 비롯한 분리과세와 비과세 상품들은 반대로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예금과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은 부정적인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향후 10년 이상 장기채(3년 이상 보유시 분리과세)와 물가연동채(이자수익 분리과세 선택 가능) 판매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자산의 수요와 더불어 금융서비스의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여 무엇보다 자산관리시장 성장이 돋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날 분석보고서를 통해 "새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정책이 향후 증권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새로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빠지는 주식, 펀드 등 위험
금융자산의 수요가 늘어날뿐 아니라 금융서비스의 수요도 확대돼 PB 중심의 자산관리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 육성과 주거 복지 개선 등 자본시장 활성화의 선결 조건이 될 수 있는 주요 대책들이 차기 정부의 최우선 정책으로 제시됐다"면서 "이러한 대책이 그 동안 위축된 IB, 자산관리, 위탁 중개 등 주요 증권산업의 성장 동력을 제고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돈 많은 고객 늘려야 산다"…자산관리 영업 전쟁 '예고'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올해를 자산관리 영업 원년의 해로 삼고 '너도나도' 우수고객 수를 늘려야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가 자산관리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선 지난해 업계 1위 이익을 달성한 삼성증권은 기존의 자산관리 영업을 더 확대해 향후 5년 이내에 예탁자산을 두 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김 석 삼성증권 사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우수고객 수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2017년까지 예탁자산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악화된 영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신규 우수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할 시기"라며 "이를 위해서 전략적 발상과 치밀한 실행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우선 IB와 퇴직연금 사업을 통해 확보된 법인고객의 오너와 임직원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대우증권 사장도 "자산관리형 영업의 토대를 구축해 새로운 영업부분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고객자산 유치를 중심으로 자산관리(WM) 영업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져 자산관리형 영업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다가올 저성장의 시대에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두터운 우수 고객 기반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증권은 올해를 '자산관리 영업의 원년'으로 삼았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리테일 부문의 자산관리영업 체제로 전환을 조속히 완료해 자산관리영업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리테일 부문 내의 부점별, 채널별 경쟁을 통해 영업실적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채널의 시장지배력 확대, 서울 등 수도권역과 지방권역별 경쟁, 경쟁사보다 많은 고객과 자산을 유치하기 위한 상품, 서비스 경쟁 등 총력을 다해 리테일 사업의 부활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승 SK증권 사장도 신년사에서 "올해는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증권사별 수수료 경쟁 등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새해 경영방침을 '자산관리 중심의 비즈(Biz)-프레임워크 변화 추진과 차별화된 비즈 모델로의 기반 구축을 위한 자기자본투자(PI)와 사모투자(PE) 역량 확보'로 설정했다"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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