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소재와 자본재 등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재차 경기민감주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만회한 상황에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상대적으로 큰 경기민감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3일 오후 1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29포인트(0.56%) 떨어진 2019.81을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204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2020선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이 가운데 전날에 이어 철강금속(1.44%), 건설(0.80%), 금융(0.77%), 기계(0.71%) 등의 업종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선 단기적으로 철강, 화학, 조선 등 경기민감주들이 가격 매력을 무기 삼아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가 하강기를 마무리짓고 있다는 인식이 조성된 상황에서 미 재정절벽 타결이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다"면서 "세계 경기가 돌아서면서 경기 민감 업종이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덜 올라 가격 매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에도 올해와 같이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면서 소재·산업재가 강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면서 "실적 시즌에 들어서면서 펀더멘털(내재가치)에 관심이 쏠리기 전까지는 소재, 산업재, 금융주(은행)가 바람직한 투자대안"이라고 진단했다.
경기민감주 중 정보기술(IT)주의 경우 실적 호조 기대를 선반영해 최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간 삼성전자보다는 관련 부품주들을 권했다.
오 팀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과거 추이에 비춰 오는 8일로 예상되는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다소 눌릴 수 있다"며 "삼성전자 실적이 호조를 보인다면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관련 부품주들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주는 엔화 약세 등 환율 추이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부각되기 힘든 국면이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경쟁사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 센터장은 "자동차의 경우 환율이 투자심리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민감주 군은 올 상반기에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차익실현에 나설 만 하지만 상반기 기준으로도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적시즌, 미 부채한도 협상 등 이벤트들과 함께 경기민감주들의 매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실적 시즌과 함께 펀더멘털로 시장의 관심이 돌아올 경우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소재, 산업재 관련 종목들은 쉬어갈 수 있다"며 "이와 함께 펀드 및 랩어카운트 매물대 등을 고려해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하면 경기방어주 비중을 늘리는 전략 조절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2050선 이후 6조원 이상의 펀드 매물대가 대기해 있고, 랩어카운트 상품의 경우 2000~2100선대에서 6조4000억원 상당의 매물벽이 형성돼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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