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전망] 대형마트, 불황 엎친데 규제 덮쳐…신사업·해외·저가상품서 길 찾는다

입력 2013-01-03 15:30  

2013 유통산업 - 대형마트

성장률 9% 1.4% '급전직하'…월2회 휴일 휴무 땐 더 타격
이마트는 '반값' 상품 늘리고…홈플러스, 알뜰폰사업 나서
롯데마트, 해외지점 20곳 출점




지난해 대형마트는 소비심리 위축과 영업규제 등으로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업계에선 올해가 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가계부채 부담이 늘면서 소비심리도 위축된 탓이다. 또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와 제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도 대형마트는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도 정부 규제에 ‘발목’

대한상공회의소와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9%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대형마트는 지난해 1.4% 성장하는 데 그쳤다. 대형마트의 매출 부진은 중소상인과의 상생, 재래시장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강제휴무 조치가 적용된 지난해 4월부터 본격화됐다. 또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주력 품목인 채소, 식품 등의 가격이 급등한 것도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대형마트에 대한 정부 규제가 당장 발등의 불이다.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대형마트의 영업제한 시간을 자정에서 오전 10시까지로 하고, 월 2회 휴일에 의무휴업하며, 점포 개설은 등록신청 30일 전 지방자치단체장에 사전 예고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평일 월 2회 자율휴무에 나선 대형마트들은 일요일 공휴일 등 휴일에 의무휴업하도록 한 조항으로 인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기존 유통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에 따라 조례를 개정해 월 2회까지 휴업할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아예 월 2회 휴일 휴무제가 시행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대형마트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농어민은 물론 중소 납품·협력업체들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자리도 크게 줄어든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되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올해 대형마트 매출이 2.7% 성장해 지난해보다 약 1.3%포인트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가 상품, 해외 진출로 위기 극복”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불황형 저가 상품을 강화하고 온라인몰, 드러그스토어, 창고형 할인점 등으로 업태를 다양화해 위기에 대처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창립 20주년을 맞는 이마트는 올해 내실경영에 주력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오픈한 후레쉬센터와 2010년 문을 연 미트센터를 통해 신선식품의 원가구조를 개선하고, 생산자 직거래 및 해외 소싱 상품 개발 및 계약재배를 통해 새로운 저가 상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반값’ 상품의 품목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TV, 커피, 청바지 등 30여개 반값 상품을 출시했다. 품목 수로는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7만여개 상품 중 0.0004% 수준이지만 매출은 1000억원으로 1%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이마트 객단가는 10년 전 수준인 4만6000원대까지 하락했다”며 “철저한 가격 비교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데 맞춰 더욱 다양한 저가 상품들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외형을 키우고 내실을 다진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홈플러스는 금융, 통신, 생활 등 3가지 사업분야에서 29가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우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시작하는 알뜰폰 사업은 5년 내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반 통신사 대비 최대 30%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내세웠다. 또 보험서비스 ‘마트슈랑스’ 점포를 전국 30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온라인쇼핑몰도 가구 수입용품 등 비식품 분야를 강화하고, 아동 및 유아용품 품목을 늘려 전체 취급 상품을 100만종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신년사에서 “불확실한 미래 변화를 한발 앞서 예측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반응 속도’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102개, 중국 102개, 인도네시아 31개, 베트남 4개 등 국내외에서 총 23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점포보다 많은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새해에도 해외에서 20여개의 신규 점포를 열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기존 ‘통큰 TV’ ‘통큰 아몬드’ ‘통큰 김치’ ‘손큰 액체세제’ 등 불황에 인기를 끌었던 ‘통큰·손큰’ 시리즈 상품들의 질적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완구전문점 토이저러스도 5개 점포를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김종인 롯데마트 전략본부장은 “올해는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국내에서는 매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인 해외사업부문에서는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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