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끊길라' 쿠바 등 중남미 좌파정부 비상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 베네수엘라에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59·사진)이 조만간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1일 쿠바에 암 수술을 받으러 간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차베스가 오는 10일 그의 네 번째 임기 취임식에 등장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중남미 사회주의를 지탱하던 차베스가 사망하면 지역의 정치, 경제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망 임박설에 국채 금리 사상 최저
중남미 언론들은 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차베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이날 “나의 형제 차베스의 상태가 위급하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차베스의 사망 임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차베스는 위벽과 방광 등에 생긴 악성 종양 때문에 지난 1년6개월간 네 차례 수술을 받았다. 그는 1999년부터 14년째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차베스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으로 결정되면 베네수엘라는 30일 내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 경우 지난해 10월 차베스에게 아깝게 패한 중도 성향의 엔리케 카프릴레스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석유 생산시설의 국유화 등 반시장적인 경제정책으로 일관하던 차베스의 건강 악화설에 투자자들은 반색하고 있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행한 2022년 만기 국채 30억달러어치는 사상 최저 금리인 연 9.6%에 팔렸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증시의 IBC지수는 지난해 12월 초 이후 10% 이상 뛰었다.
○중남미 정치·경제 지형 흔들릴 수도
차베스가 사망하면 좌파 정권들이 주도하고 있는 중남미의 정치, 경제 지형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차베스는 2005년 중남미 17개국과 페트로카리베 조약을 맺었다. 쿠바, 볼리비아 등 중남미 좌파 국가들에 석유를 싼값에 공급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들은 베네수엘라에서 헐값에 받은 석유를 기반으로 재정을 풀어 대중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에는 비교적 저렴하게 석유를 공급한 반면 미국 등 서방 국가에는 공급을 통제해왔다.
정권이 바뀌면 이 석유가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높다. 카프릴레스는 지난해 선거 유세 때 “대통령이 되면 더 이상 헐값에 석유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은 세계 전체의 약 18%를 차지한다. 석유를 제값에 팔면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차베스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방만한 재정정책을 써왔다.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는 20%(2012년 추정치)에 달한다.
또 물량이 풀리면서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차베스라는 ‘돈줄’이 끊기면 중남미 사회주의 정권들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차베스의 사망으로 쿠바, 바하마, 볼리비아 등 중남미 좌파 연대가 붕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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