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가 밝힌 제조업 부활 전략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더불어 소위 ‘아베노믹스’의 핵심 축이다. 그는 취임 전부터 “윤전기를 쌩쌩 돌려 엔화를 찍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의 인플레를 목표로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펴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걸었던 터다.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겠다는 전략은 이미 구체화되었고 총선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1월14일 달러당 79엔이던 엔화가치는 3일 현재 87엔대로 이미 내려앉았다.
엔저(低)는 일본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급방안이다. 여기에 제조업에 대한 본격적인 자금 지원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아베 정부는 전자 기계 등 제조업체들이 보유한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직접 공급하기로 했다. 또 기업들이 최신 설비를 도입할 때는 비용의 33%를 보조금으로 지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원자력발전소의 신규건설도 허용하는 등 자동차 조선을 비롯한 중후장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잃어버린 20년 되찾기 프로그램을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함께 제조업 부활로 완성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도 높게 나타났다. NHK에 따르면 10개 민간조사회사가 올해 1% 이상의 경제성장을 예상했다는 정도다. 일본 증시도 모처럼 달아오르고 있다. 작년 11월15일 8864에 머물던 닛케이225가 3일엔 10,395로 마감됐다. “올해 30% 정도 뛸 것”(히비노 다카시 다이와증권 대표)이란 섣부른 기대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수출주와 은행주를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물론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은 정부 재정난을 심화시키는 독배에 틀림없다. 그러나 세금지원까지 받는 일본 제조업의 부활은 두려워할 만하다. 엔저와 공자금으로 무장한 일본 기업들의 공세가 걱정된다. 경제민주화라는 명분 아래 사실상 무장해제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뭘로 어떻게 싸워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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