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이맘때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 오랜 만에 흰 눈이 수북이 쌓였다. 사람들은 이런 일은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동남부 모잠비크에서 유학 온 친구는 난생 처음 보는 눈밭 위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신기해했다. 언어학을 전공하던 그 친구가 말하기를 자기 부족 언어에는 눈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했더니 눈이 내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대로 사시사철 눈에 파묻혀 사는 북극지방의 이뉴잇족 언어에는 눈과 관련된 단어만 20여가지나 된다고 한다. 눈에 대한 총칭은 없지만 눈의 성격에 따라 내리고 있는 눈, 쌓여 있는 눈, 바람에 밀려가는 눈 등 눈의 구체적 상태를 가리키는 단어들이 매우 풍부하게 발달돼 있다.
그런데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이들 언어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극지방에 비가 오고, 아프리카에도 폭설이 내리니 말이다. 모잠비크 부족사회에 눈이라는 단어가 생겨나고 이뉴잇족의 언어에 비와 관련된 표현들이 풍성해질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창밖으로 쌓인 눈을 바라보며 언어와 환경의 밀접한 관계를 되새기게 된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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