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어닝쇼크' 경계 확산…증시 발목잡나

입력 2013-01-04 07:58  

오는 8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4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된다.

증권사들의 4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가 지난달부터 계속 내려가고 있어 3분기에 이어 '어닝 쇼크'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 4분기 '어닝 시즌' 기대보다 우려

4일 우리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9월 이후의 하향조정 추세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분기 업종별 영업이익 전망 역시 작년 12월 이후 실적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는 업종은 반도체를 비롯해 주요 44개 중 9개(22.5%)에 불과하다.

실적 하향 조정폭이 가장 큰 업종은 유틸리티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보다 38.96% 내려갔다. 유틸리티 업종에는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가 포함된다. 이는 전기료 등 공공요금이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에서 겨울철 사용량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전력은 4분기 8336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소재(-5.65%), 통신서비스(-4.49%), 필수소비재(-2.53%) 업종도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

철강 화학 조선 업종도 2분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POSCO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470억원으로 16.8% 줄었고 현대제철(1973억원)은 32.8% 감소했다.

조선업체인 현대미포조선(369억원), 현대중공업(5787억원) 영업이익은 각각 41.7%, 34.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STX팬오션은 4분기에 2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화학업체 OCI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32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3% 줄었고 금호석유(650억원)는 27.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최근 뚜렷해진 엔화 약세 탓에 일본 경쟁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현대·기아차의 4분기 실적 전망은 양호한 편이다.

현대차는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2조330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6% 증가했다. 매출액은 22조3052억원으로 8.7% 증가가 예상됐다.

기아차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2조3717억원, 1조33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5.2%, 12.9%씩 늘어났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정절벽 합의안 승인으로 글로벌 경제의 심각한 위협요인이었던 재정절벽 문제를 일단 피해나갈 수 있게 됐다"면서도 "이번 4분기 실적 전망만 놓고 본다면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4분기와 달리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지난해 11월 말을 고비로 개선세로 돌아서고 있다.

2013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도 최근 들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그동안의 실적모멘텀 약화세에서 벗어나는 조짐이 부분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1분기가 시작됐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4분기 실적 모멘텀 약화가 주식시장의 심각한 위험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분기에 비해 개선이 기대되는 기계 건설 육상운수 금속 및 광물 건축자재 무역 화학업종 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9조원 넘어서나

4분기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9조원 시대를 개막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2, 갤럭시S3 등 스마트 기기들의 판매호조에 따른 통신(IM)부문의 실적 호조와 반도체 부문의 회복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8조4310억원 수준이다. 이는 종전 사상 최대치인 지난 3분기의 7조5826억원을 11.19% 웃도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전 7조2076억원에서 1개월전 8조1721억원, 1주일전 8조3875억원으로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영증권이 9조1030억원으로 가장 높은 추정치를 제시하고 있고, 대신증권동양증권이 9조500억원, 미래에셋증권이 9조42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부증권과 IBK투자증권도 각각 9조100억원, 9조8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임돌이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4분기에는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갤럭시탭의 매출 호조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9조103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했다.

부문별로는 통신(IM) 6조2000억원, 반도체 1조6000억원, 디스플레이 패널(DP) 1조1000억원, 가전(CE) 3000억원, 기타 -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도 스마트폰 출하량이 3분기 대비 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예상을 웃도는 갤럭시노트2 판매량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지만 매출 증가만을 고려해도 IM부문 영업이익이 5조8000억원으로 전기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 기기의 판매 호조로 올해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2013년 상반기에도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2분기 초에는 갤럭시S4 출시가 예정돼 있어 IM부문의 이익 모멘텀이 내년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4분기 시스템 LSI와 NAND 회복을 시작으로 내년 1분기에는 D램 실적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부문이 2013년 상반기 이익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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