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이토 MIT미디어랩 소장, 2013년 4대 트렌드

입력 2013-01-04 15:23   수정 2013-01-04 15:38

하드웨어 분야의 벤처기업이 떠오르고, 컴퓨터를 이용해 유전자를 조립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한다. 평생 교육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기업은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해야 살아남는다.

조이 이토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연구소장이 ‘올해 주목할 만한 4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꿈의 연구소’로 불리는 MIT 미디어랩은 1985년 세워진 세계적 기술연구소로 창의적인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4대 트렌드는 구글이 소비자 트렌드·마케팅 동향·경영 혁신 등을 주제로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씽크위드구글’에 최근 게재됐다.

이토 소장이 첫 번째 트렌드로 선정한 것은 ‘새로운 소프트웨어로서의 하드웨어’다.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만 넘쳐나던 기존 시장에서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벤처기업이 뜰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제조부터 생산까지 공급망 관리가 선진화되면서 직접 제조에 들어가는 비용과 위험이 극도로 낮아지고 있다”며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보다 여전히 어렵지만 점차 쉬워지고 있으며 곧 이 분야에서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자석을 이용해 전기 소자를 레고처럼 쉽게 연결, 전자회로를 구성해 직접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한 리틀빗츠(LittleBits)와 3D(입체)프린터를 만드는 폼랩스(Formlabs) 등의 회사를 예로 들었다.

이토 소장은 “시장이 너무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전통적 하드웨어 강자인 HP가 시장에서 밀려나는 모습을 목도하고 있다”며 “하드웨어를 둘러싼 생태계는 점차 커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생체 기술 분야에서는 유전자를 조합할 때 사람 손으로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칩을 이용하는 ‘유전자 프린팅’ 기술이 발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엄청난 양의 유전자를 다룰 때 사람 손으로 하면 100개 염기서열을 조합할 때 1개의 오차가 생겼다”며 “컴퓨터 칩을 이용했더니 1만개 조합할 때 1개 오차 생겼는데 이는 생물학적 ‘기기’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평생 교육’도 올해의 화두로 꼽았다. 이토 소장은 “오늘날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정말로 쉬워져 평생에 걸쳐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예전에는 학위가 없는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었지만 이 같은 학습 경향은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졸에 나이트클럽 DJ 출신으로 직접 인터넷 회사를 일구고 벤처캐피털 업계에 뛰어든 스스로의 경험이 묻어나는 조언이다. 그는 “‘교육’은 누군가가 제공하는 것이지만 ‘배움’은 스스로 평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업들은 유연하고 재빠르게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기업의 ‘정신’과 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토 소장은 “위험에 직면했을 때 최대한 빠르게 행동하라”며 “이는 개인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필수 사항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를 “항상 현재를 바라보는 사람(nowist)이라고 부른다”며 “모든 것에 즉시 반응하는 능력을 기르고자 늘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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