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운동만 1시간 다리 '후들'…팔꺾기 걸리자 비명 악!
상대방의 파란색 도복 옷깃을 잡고 재빨리 몸을 돌려 상대의 앞부분에 등을 밀착시켰다. 허리를 구부리며 두 손으로 힘껏 메치자 ‘텅’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곧바로 팔꿈치를 꺾으며 상대를 제압했다.
한국에 태권도, 일본에 유도가 있다면 러시아엔 삼보가 있다.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 호신술’이란 뜻의 삼보는 1930년대 옛 소련에서 중앙아시아 호신술과 몽골 씨름, 브라질 유술, 일본 유도 등을 결합해 만든 무술이다.
러시아에선 50만명 이상이 수련하는 종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학 3학년 때 대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실력파로 국제삼보연맹 명예총재를 맡고 있다. ‘종합격투기 황제’로 손꼽히는 러시아의 에밀리아넨코 효도르도 삼보 세계 챔피언 출신이다.
러시아 국기인 삼보를 배우기 위해 영하 15도를 넘나드는 추위 속에서 광명시 하안동의 한상조 태권삼보도장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수련 중인 중·고교 선수들의 함성이 고막을 때렸고 땀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태권도 사범 출신으로 삼보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배워 한국에서 8년째 가르치고 있는 한상조 관장은 “삼보는 거리를 두고는 타격으로, 붙으면 메치기로, 그라운드에선 관절기로 상대를 제압한다”며 “맨손으로 하는 호신술 가운데 가장 진화한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삼보 도복을 입고 매트 위에 섰다. 상의는 유도복과 비슷했고, 하의는 짧고 딱 붙는 반바지다. 신발은 레슬링화처럼 가벼웠다.
준비운동부터 격렬했다. 유연성과 강인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연속 앞구르기를 한 뒤 뒷구르기를 했다. 물구나무 섰다가 구르기, 다리벌려 구르기, 목 튕겨 일어나기 등 몸풀기라기엔 벅찬 운동이 이어졌다. 중간에 어지러움이 몰려올 정도였다. 파트너를 등에 업고, 어깨에 메고, 팔로 안아 차례로 도장을 한 바퀴 돌았다. 다리가 후들후들 흔들렸다.
압권은 나무타기였다. 파트너를 세워놓고 원숭이가 나무를 타듯 등 뒤에서 출발해 오른쪽 어깨, 배, 오른쪽 어깨를 돌아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운동. 웬만한 근력과 유연성이 없으면 버티지 못하고 떨어진다. 이런 준비운동이 전체 수련시간 2시간 가운데 60~70%를 차지했다. 한 관장은 “삼보는 온몸의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준비운동을 매일 충분히 하면서 기본 체력과 유연성, 민첩성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기술 교육은 낙법으로 시작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관절을 꺾는 기술. UFC 등 격투기 중계방송에서 봤던 암바(팔 꺾기), 니바(무릎 꺾기), 앵클록(발목 꺾기), 레그록(다리를 접어 꺾기) 등 마지막 필살기가 이어졌다.
기술을 구사하기 전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먼저 당해보기로 했다. 두려움이 몰려왔다. 한 관장이 암바를 걸자 ‘아!’ 하는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왔다. 니바, 앵클록 등이 이어지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기술을 파트너에게 걸어보기도 했지만 처음엔 미숙했다. 암바가 제대로 들어가자 상대를 눌렀다는 쾌감이 전해졌다.
삼보를 제대로 배우려면 6개월 정도 기초 체력을 기르고 기술을 숙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 관장은 “삼보의 강점은 기술 여러 개를 동시에 쉴 틈 없이 구사하는 것”이라며 “상대방에게 메치기를 구사한 즉시 암바로 제압하는 등 연속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2년 한국에 도입된 삼보는 10년 동안 2000여명의 지도자를 배출했다. 160여개의 도장이 있으며 전국대회에도 400~500명이 참가할 정도다.
삼보를 배울 수 있는 지역별 도장의 위치는 삼보연맹 인터넷 홈페이지(koreasambo.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기도 삼보연맹 전무이사를 맡고 있는 한 관장의 도장 연락처는 (02)894-4488.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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