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비중 높아…작년 분양의 2배 웃돌아
왕십리 등 성동구 7035가구…서대문구 가재울 4300가구…위례신도시 1300가구도 관심
올해 서울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그동안 해를 넘겼던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분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서다. 일부 건설업체가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 경기 전망 불투명 등을 이유로 확정하지 않은 물량까지 합치면 공급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300여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2013년 주택 공급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국 240여개 사업장에서 19만5955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다. 수도권에서 전체 물량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10만9735가구가 나오고 지방에선 8만9789가구를 공급한다. 서울은 3만8000가구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서울 3만8000여가구 공급
지난해 공급 예정이었다가 미뤄진 물량이 올해 계획 물량의 37%인 7만4000여가구다. 이 가운데 84%가 수도권 공급 예정 물량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연 등으로 일반 분양이 미뤄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은 3만8250가구로 작년 분양 실적의 2배를 웃돈다.
서울 분양 물량은 대부분 재건축·재개발·뉴타운 등 정비사업에서 나온다. 재개발(5576가구), 재건축(1973가구)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물량의 65.48%다. 일반 분양분은 전체 물량의 절반을 조금 밑돈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값이 빠지면서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적지 않았다. 일반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야 조합원 부담이 줄어들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올해 서울 분양이 활기를 띨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야 한다는 얘기다. 분양 마케팅 업체인 정원씨앤디의 이낙호 사장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아 서울 분양시장도 기지개를 켤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조합과 건설사가 분양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동·서대문 등에 물량 많아
서울에서 분양 물량이 많은 곳은 성동구 서대문구 등이다. 상반기 왕십리뉴타운 1·3구역 ‘텐즈힐’ 아파트 분양을 앞둔 성동구의 물량이 7035가구로 가장 많다. 서대문구에서도 가재울뉴타운4구역 4300가구를 포함해 5531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고덕시영아파트 재건축 물량을 분양시장에 내놓는 강동구(3658가구),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많은 마포구(3029가구) 등도 눈에 띈다.
재개발은 성동구와 마포구 일대에 물량이 집중돼 있다. GS건설은 4월께 아현동 아현4구역에서 1164가구(일반분양 134가구)를 내놓는다. 현대산업개발도 하반기 아현동 1-3구역에서 492가구 중 132가구를 일반에 공급할 예정이다. 두 단지 모두 서울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과 2호선 아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소의초, 아현중, 환일고, 배문고 등의 학교가 주변에 있다.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4개의 건설사가 공동으로 왕십리뉴타운1구역에서 1702가구 중 604가구(전용 59~149㎡)를 상반기에 내놓는다. 단지 북쪽으로 청계천이 인접해 있고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이 가깝다. 편의시설은 왕십리역 내 이마트, CGV, 한양대병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내 초등학교 신설이 예정돼 있으며 판상형과 탑상형이 조화롭게 들어선다. 분당선 연장선 왕십리역과도 가까워 도심이나 강남권으로 이동하기 쉬운 교통 요지다. 2002년 은평·길음뉴타운과 함께 시범 뉴타운으로 선정된 왕십리뉴타운은 사업면적 33만7000㎡에 5000여가구가 들어선다. 뉴타운사업 완료 때 1만4000여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매머드급 뉴타운으로 변신할 전망이다.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3.3㎡당 1900만원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강남에 재건축 단지 잇따라
재건축 아파트는 강남권에서 주로 공급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대치 청실’을 다음달께 선보인다. 1608가구 중 전용 59~84㎡ 12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또 잠원동 대림아파트를 헐고 짓는 843가구 중 126가구를 9월께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 잠원역이 인접해 있고 신동초와 신동중으로 통학이 가능하다.
대림산업은 논현동 경복아파트 재건축을 맡는다. 10월께 총 368가구 중 55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지하철 분당선 선정릉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대림산업은 11월에는 반포동 신반포한신1차를 재건축한 아파트를 선보인다. 전체 1487가구 중 667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며, 신세계백화점(강남점) 센트럴시티 등을 이용하기 편하다. 대림산업은 같은 달 옥수동 옥수13구역에서도 아파트를 선보인다. 1975가구로 이뤄진 대단지이며 137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동호대교 북단 동호로와 접해 있고 지하철 3호선 금호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위례신도시 분양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반기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 A2-9블록과 A2-12블록에서 각각 693가구와 621가구를 내놓는다. 분양 마케팅 업체인 타이거하우징의 김태욱 사장은 “전반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분양가가 소비자의 눈높이만큼 내려오는 추세”라며 “지역 실수요자라면 입지 여건과 분양가를 꼼꼼히 따져 청약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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