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유전자 탐구는 주로 의학이나 생리학 분야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최근 인문 사회과학분야 연구에서도 이들 유전자를 활용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통섭’의 저자인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생물학을 기반으로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을 사회생물학(Socio-biology)이라고 명명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정치학에서는 얼마 전 미 캘리포니아대의 폴러와 도즈 박사팀이 투표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세로토닌의 분비는 5HTT라는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경영학에서도 쌍둥이 274명을 조사해보니 유전자 구성이 비슷할수록 리더십 스타일도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학이나 심리학에서도 유전자나 호르몬을 활용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학 분야에서 이 같은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이나 통계나 계량을 바탕으로 하는 실증 경제학이 현실의 경제를 잘 설명하지 못하면서 유전자 연구에 관련 학자들이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신경경제학이란 신분야를 태동시키기도 했다. 일종의 아이러니다.
특히 미국 폴 잭 클레어몬트대 교수의 연구가 흥미롭다. 그는 경제활동에서 이기적인 인간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공익적으로 협력하게 된다는 경제학의 원칙을 호르몬에서 찾는다. 분만 촉진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작용하면 개인간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도덕성이 만들어지며 신뢰감도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동정 공감의 호르몬이 경제적 의사결정에 작용한다는 이론이다. 옥시토신은 또 쾌락을 느끼게하는 호르몬인 도파민을 분비시켜 협력에 의한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지난 4일 시작된 올해 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기조강연을 폴 잭 교수가 맡았다. 경제학계도 연구의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생물학자들도 잘 모르는 유전자와 호르몬의 세계를 경제학이나 정치학, 심리학에서 대놓고 활용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을 성싶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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