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더 자주 찾아 아픈 곳 미리 처방"

입력 2013-01-07 16:56   수정 2013-01-08 05:02

새해 은행장과의 만남 (4) 이순우 우리은행장 - 신금순 신한금속 대표
경영·세무 등 토털 컨설팅 … 기업금융 지원에 최선




1980년대 중반 조성된 경기 시화공단에는 약 1만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1999년에 설립된 신한금속의 신금순 대표는 이 지역에서 보기 드문 여성기업인이다. 유통업체를 운영하다가 직접 제조업에 뛰어들어 지난해 매출 460억원(당기순이익 65억원) 규모로 키워냈다. 국내외 대기업에 담수화 설비용 티타늄이나 스테인리스 스틸 파이프를 납품하는 일을 주로 한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7일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신한금속 본사를 찾아 신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 행장이 “여성기업인이라 어려운 점이 있느냐”고 하자 신 대표는 “여성이어서 겪는 어려움은 따로 없지만 중소기업인이 겪는 고통은 비켜가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행장=경기가 나빠져서 요즘 사업하기가 많이 어렵지요.

▷신 대표=2009년부터 2년간 매우 어려운 시절을 거쳤습니다. 원가가 크게 오르고 환 손실이 커져서 돈을 벌기는커녕 연간 10억원씩 영업손실이 발생했지요. 회사를 계속 꾸려가려면 원자재 구입자금과 결제자금이 필요한데 우리은행에서 그때 도와줘서 지금 흑자기업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 행장=행장이 되고 나서 중소기업을 더 많이 방문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신한금속처럼 좋은 회사가 일시적으로 어려울 때 도와달라는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죠. 작년엔 전국 중소기업 100여곳을 돌았는데, 기업 방문해서 들은 내용을 직원들과 공유합니다. 그러면 직원들이 긴장하고 빠르게 일처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행장이 현장을 많이 다녀야 은행 서비스가 좋아진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신 대표=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위기에 선제 대응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전문지식도 부족해서 애로가 있습니다.

▷이 행장=우리은행이 2001년부터 금융권 최초로 기업컨설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한 번 받아보시면 어떨까요. 경영 세무 법률 서비스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글로벌 컨설팅사 출신 인력들도 뽑았습니다.

▷신 대표=글로벌 경기가 나빠지니 중소 수출입업체로선 환율 변동에 대응하고 제때 외화자금을 구하기가 참 힘듭니다.

▷이 행장=작년 9월에 중국 기업과 무역하는 우리 수출입 기업의 환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는 한·중 간 원화 무역결제서비스를 도입했는데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또 중소기업의 외화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찾아 보겠습니다.

▷신 대표=불황 탓에 시화공단 일대에 문을 닫는 기업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행장=제조업체가 많은 시화공단은 우리 경제·산업의 중심지입니다. 여기 올 때마다 은행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되묻게 됩니다. 최근에 경영난에 처한 중소기업에 이자감면·만기연장·추가지원 등을 해 주는 중소기업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사업장을 임대해 영업하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임대보증금 담보대출 상품도 곧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신 대표=기업금융 노하우가 많은 우리은행이 기업, 특히 제조업 살리기에 큰 도움을 주기를 기대합니다.

▷이 행장=뛰어난 의사는 환자가 아프기 전에 미리 증세를 파악하고 처방하는 의사 아니겠습니까. 거래처와 최대한 자주 만나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미리 파악하고 대출금리나 상환방법 변경 등을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은행은 이익을 우선하지 않고 중소기업의 미래를 함께 연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시흥=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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