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건강악화…법정 못나와

입력 2013-01-07 17:11   수정 2013-01-08 06:11

산소호흡기 달고 입원중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이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5개월 째 구속 중이다.

서울남부구치소 측이 지난 4일 김 회장의 구속집행정지를 건의한 가운데 김 회장은 7일 열린 항소심 8차 공판에 출석하지 못했다. 김 회장은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지난주부터 구치소장이 지정한 서울 보라매병원에 입원 중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 윤성원 부장판사는 이날 공판에 앞서 “피고인이 와병 중이라 불출석했다”며 “오는 21일에 다시 소환하겠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측이 변호사 등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병인 당뇨와 우울증이 심해졌고 별다른 이유없이 수감 후 25㎏이나 체중이 증가했다. 저산소증과 고탄산혈증을 동반한 호흡부전으로 인해 폐기능이 정상인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호흡곤란 증세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첫 항소심 공판엔 수감 중 발목을 다쳐 목발을 짚고 나왔고, 최근엔 얼굴과 몸이 부은 모습으로 눈도 잘 뜨지 못하는 등 병색이 완연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호흡곤란 증세가 심해 집중치료가 필요한 위중한 상황”이라며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로 의식을 유지하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입원해 있는 보라매병원 병실엔 구치소 관계자들이 나와 함께 있고 면회는 수감돼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변호사와 가족들만 하고 있다. 21일 공판이 예정돼 있지만 이후 일정은 김 회장의 건강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측 의견서를 받은 재판부는 이번주 중 김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항소심 선고는 3월 말이나 4월 초에 있을 예정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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