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몰아내는 한마디 '멈춰!'

입력 2013-01-07 17:16  

한 TV 프로그램에서 스승의 날 특집으로 ‘멈춰 운동’을 하고 있는 선생님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피라미드를 그린 종이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친구들의 관계를 그려보라고 하자 아이들은 피라미드에 거의 같은 이름을 배치했습니다. 교실에서 힘센 아이와 약한 아이의 서열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학교폭력 함께 멈춰-친구 사이에(도서출판 핵교)'책은 멈춰샘의 학교가기 신나 프로젝트 2탄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구하늘을 대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방주먹.



그렇다면 방주먹이 사라진다면 학교 폭력이 사라질까? 방주먹이 사라지면 만두형제 동만이와 덕만이가 또 다른 방주먹이 될 것이다. 만두형제가 사라지면?

학교 폭력이 사회이슈화 된지는 너무도 오래됐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가 왕따가 되었을 때, 옳지 않은 일이란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아이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내가 왕따가 되면 어떡하지?’ 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한다.

이것이 스스로를 방관자로 만들고, 귀찮아서 그렇다고 변명하게 만든다.

이 책은 이 문제를 폭력을 휘두르는 방주먹과 방관하는 나귀찬, 폭력의 대상이 된 구하늘을 통해 집중 조명한다.

‘학교가기 신나! Project’의 두 번째 이야기에도 세 명의 아이가 등장한다. 늘 폭력을 휘두르는 방주먹과 귀찮아서 투명인간이 되기로 한 나귀찬, 그리고 방주먹의 폭력의 대상이 된 구하늘의 마음 속에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두 번째 이야기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저자는 1초의 짧은 외침, ‘멈춰’ 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뉴스나 신문기사에서는 학교 폭력에는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와 폭력의 대상이 되는 아이가 등장한다. 그러나 뉴스에 등장하지 않지만 정말 중요한 아이들이 있다.

바로 그 폭력의 상황을 지켜 보고 있는 수 많은 아이들 중 하나, 나귀찬.
 
귀찬이는 투명인간이 되었다가, 스스로 용기를 내 ‘멈춰’라고 짧게 외친다. 이 짧은 외침으로 폭력의 상황을 지켜 보고 있던 많은 아이들이 함께 ‘멈춰’를 외친다.

이 동화는 ‘학교 폭력이 무조건 사라졌다.’는 식의 해피엔딩은 아니다. 다만 ‘멈춰’라는 짧은 외침에 흠칫하는 방주먹이 앞으로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 한번 정도는 멈칫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1982년에 노르웨이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해 학생 3명이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르웨이 사회전체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 때 노르웨이 한 학자였던 올베우스의 ‘멈춰’ 프로그램이 시범 운영 되었고, 2년 후 학교 폭력이 50% 감소되는 놀라운 결과를 가지고 왔다. 이에 영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활용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가 최고 정점을 찍고 있는 현재의 우리나라에서는 충청지역의 선생님들로부터 이 운동이 시작되었다. 물론 한국의 이 프로그램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올베우스 프로그램을 한국적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재구성됐다. 이런 작은 모임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현재 경기도, 대구 등 지자체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저자는 "비록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흐름들이 모여 더 이상 학교폭력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교실에서 폭력의 상황을 투명인간처럼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나귀찬이 아주 조금이라도 용기를 내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밝혔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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