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를 그린 종이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친구들의 관계를 그려보라고 하자 아이들은 피라미드에 거의 같은 이름을 배치했습니다. 교실에서 힘센 아이와 약한 아이의 서열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학교폭력 함께 멈춰-친구 사이에(도서출판 핵교)'책은 멈춰샘의 학교가기 신나 프로젝트 2탄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구하늘을 대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방주먹.
그렇다면 방주먹이 사라진다면 학교 폭력이 사라질까? 방주먹이 사라지면 만두형제 동만이와 덕만이가 또 다른 방주먹이 될 것이다. 만두형제가 사라지면?
학교 폭력이 사회이슈화 된지는 너무도 오래됐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가 왕따가 되었을 때, 옳지 않은 일이란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아이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내가 왕따가 되면 어떡하지?’ 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한다.
이것이 스스로를 방관자로 만들고, 귀찮아서 그렇다고 변명하게 만든다.
이 책은 이 문제를 폭력을 휘두르는 방주먹과 방관하는 나귀찬, 폭력의 대상이 된 구하늘을 통해 집중 조명한다.
‘학교가기 신나! Project’의 두 번째 이야기에도 세 명의 아이가 등장한다. 늘 폭력을 휘두르는 방주먹과 귀찮아서 투명인간이 되기로 한 나귀찬, 그리고 방주먹의 폭력의 대상이 된 구하늘의 마음 속에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두 번째 이야기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저자는 1초의 짧은 외침, ‘멈춰’ 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뉴스나 신문기사에서는 학교 폭력에는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와 폭력의 대상이 되는 아이가 등장한다. 그러나 뉴스에 등장하지 않지만 정말 중요한 아이들이 있다.
바로 그 폭력의 상황을 지켜 보고 있는 수 많은 아이들 중 하나, 나귀찬.
귀찬이는 투명인간이 되었다가, 스스로 용기를 내 ‘멈춰’라고 짧게 외친다. 이 짧은 외침으로 폭력의 상황을 지켜 보고 있던 많은 아이들이 함께 ‘멈춰’를 외친다.
이 동화는 ‘학교 폭력이 무조건 사라졌다.’는 식의 해피엔딩은 아니다. 다만 ‘멈춰’라는 짧은 외침에 흠칫하는 방주먹이 앞으로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 한번 정도는 멈칫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1982년에 노르웨이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해 학생 3명이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르웨이 사회전체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 때 노르웨이 한 학자였던 올베우스의 ‘멈춰’ 프로그램이 시범 운영 되었고, 2년 후 학교 폭력이 50% 감소되는 놀라운 결과를 가지고 왔다. 이에 영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활용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가 최고 정점을 찍고 있는 현재의 우리나라에서는 충청지역의 선생님들로부터 이 운동이 시작되었다. 물론 한국의 이 프로그램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올베우스 프로그램을 한국적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재구성됐다. 이런 작은 모임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현재 경기도, 대구 등 지자체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저자는 "비록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흐름들이 모여 더 이상 학교폭력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교실에서 폭력의 상황을 투명인간처럼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나귀찬이 아주 조금이라도 용기를 내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밝혔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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