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코리안치킨, 'KFC 나라'에 도전장 던지다
3회: 빕스, '불량'의 중심서 '식품안전' 외친 이유는?
4회: '70억 입맛', ○○해야 잡는다
5회: '글로벌 브랜드' 날개를 달아라
"불합격. 콧털 깎고 다시 오세요."
CJ푸드빌이 중국 리두지역에 낸 레스토랑 빕스 1호점은 중국인 직원들의 '용모검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콧털을 정리하지 않거나 머리가 지저분한 남자 직원들은 홀에 들어설 수 없다. 민낯으로 출근한 여직원들도 퇴짜다.
처음엔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렇게까지 고객들에게 친절해야 하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여직원들은 "피부가 안 좋아지기 때문에 화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 서비스 교육을 시작했다. 교육을 위해 한국에서 강사도 데려왔다. 여직원들에게 '한국산' 화장품을 안겨주며 피부에도 좋고 예뻐진다고 설명했다. 교육은 두 달간 이어졌다.
지난해 9월 개장한 빕스 1호점을 지난달 22일 찾았다. 깔끔한 외모의 남자 종업원이 자리로 안내한다. 냅킨이 떨어지자 재빨리 다가와 채워준다. 한국의 여느 레스토랑에 견줘도 서비스가 손색이 없을 정도.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의 '중국 공략법'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인 '의심병' 물리쳐라
중국에서 한국 프랜차이즈업체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의외로' 위생과 식품안전이다. 리두지역은 베이징 최대의 부촌(富村). 이 지역에 사는 샤오디 씨(40)는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수입 식품을 구매해 사 먹는다. 한달에 서너번 외식을 할 때도 그나마 믿을 만한 호텔식 뷔페를 찾는다"고 말했다.
중국서 만난 한국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인들에겐 '음식 의심병'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빕스 1호점의 이혜 부점장(27)은 "'불량식품의 천국'이다 보니 식품안전과 위생에 있어선 까다롭다" 며 "자국 식품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주요 상권의 뒷골목에선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덮개 하나 없는 리어카를 통해 식재료를 들여오는 것.
빕스는 파격적으로 냉동탑차를 도입했다. 반드시 이곳에 실려온 생선과 야채로 조리를 한다. 주방 설비도 모두 한국에서 들여왔다. 빕스 중앙에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냉동고를 설치해 스테이크 재료인 호주산 쇠고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의 위생도 철저히 관리한다.
'위생 우선'은 레스토랑에만 적용되는 공식은 아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제과업체에선 포장이 되지 않은 빵은 반드시 투명 덮개로 먼지를 막는다. 또 '오픈 키친' 형태로 제과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서비스도 마찬가지. "커피 나왔습니다"라고 외치는 직원을 중국의 파리바게뜨에선 찾아볼 수 없다. 번호표를 뽑아 테이블 위에 올려두면 종업원이 커피를 '배달'해준다.
◆'스테이크 문화' 퍼뜨려라
"스테이크 굽기는 9로 해주세요." "네, 그럼 웰던(well done)으로 구워 드리겠습니다."
중국인들은 숫자 1부터 10까지의 숫자로 스테이크 굽는 정도를 표현하고 있었다. 빕스는 이를 다시 영어식 표현인 웰던과 미디엄(medium), 레어(rare)로 바꿔 알려준다. 중국엔 스테이크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 일반 중국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시키면 반죽한 고기를 구워주는 수준이다.
빕스는 서양식 스테이크 문화를 중국 내에 정착하는 것이 또다른 목표다.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브랜드와 문화, 품질을 알리는 '1세대 전략'을 먼저 사용한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도 '문화 전파'에 공을 들였다. 카페 문화를 정착시켜 커피와 빵을 먹으며 여가시간을 보내거나 개인 업무를 보는 공간을 보내는 것이다. 차츰 성과도 내고 있다. '한국 빵집'에서 영어 과외 또는 공부 중인 중국인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중국 난징 지역의 파리바게뜨에서 만난 미오 류엔 씨(38)는 "원래는 KFC에서 영어 과외를 진행했는데 너무 시끄러웠다" 며 "선생님의 추천으로 이곳으로 장소를 옮겼는데 오래 있어도 눈치가 보이지 않고 테이블과 푹신한 의자가 많아 좋다"고 말했다.
◆만리장성 공략, 가속도 붙는다
중국 프랜차이즈 시장은 2000년부터 급성장하고 있다. 2011년 시장 규모가 3000억 위안까지 확대됐다. 연간 20% 이상씩 커지고 있다. 특히 외식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게 업계의 분석.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는 이같은 흐름을 타고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낸다.
올해는 '천안문 옆 빕스', '사천성 뚜레쥬르'가 나온다. 천안문 앞 첸먼 거리에 빕스 2호점이 들어선다. 베이징을 대표하는 천안문 앞에 자리를 잡고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최대 목표다.
뚜레쥬르는 올해 100개 단위로 중국 점포 수를 늘린다. 이달 2일엔 뚜레쥬르가 동종 업계 최초로 중국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사천성 지역 내 뚜레쥬르 운영 권한을 제공하고 매장 출점과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다.
북경대 유학생인 윤지현 양(23)은 "한국 빵집, 한국 레스토랑이 베이징 시내에 번져가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며 "특히 중국 청소년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CJ차이나의 최은정 부장은 "지난달 11일 빕스 1호점 개장 87일 만에 스테이크 판매 개수가 3만 개를 넘어섰다" 며 "중국 빕스의 고객 1인당 평균 매출(객단가)는 국내에 비해 1만 원 이상 높은 수준이지만 중국 내에서 스테이크하우스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제 문화를 정착시킬 차례"라고 밝혔다.
<현지인터뷰-손문파 중국 빕스1호점 점장>
문: 중국 외식 시장의 발전 속도는 어느 정도인가.
답: 중국인들도 점차 서양식에 눈을 뜨고 있고 과거보다 훨씬 더 익숙하게 서양식을 받아들이고 있다. 유학을 다녀오거나 외국 여행을 다녀온 중국인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메뉴와 서비스 품질은 중국 현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음식이나 서비스가 체인점이라 하더라도 모두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 중국 내 한국 브랜드의 이미지는.
답: 한국 브랜드는 중국 내에서 ‘건강하고’ ‘아름답다’는 이미지가 있다. 다정다감한 한국식 서비스도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한국 브랜드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믿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K팝 등 한국 문화가 많이 소개되고, 한국 관광으로 인한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문: 한국식 서비스가 중국에서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답: 중국에선 레스토랑 점원 또는 점장이 사회적으로 다소 낮은 직위로 인식된다. 때문에 직원들의 만족도도 낮고 미소로 일을 하거나 친절을 베푸는 데도 인색하다. 서비스 마인드 자체가 없다. 그러나 한국은 '진심 어린 서비스'를 추구하고 이를 위해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도 신경을 쓴다. 이것이 고객에게 좋은 인상을 전한다.
베이징=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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