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주문실수, 프로그램 폭탄 건드릴까

입력 2013-01-08 08:34  

지수선물 시장에서의 이상 대량매매 주문으로 인해 8일 선물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고 있다. 현·선물 가격 차이인 베이시스가 악화될 경우 프로그램 매물 출회에 대한 주의가 당부된다.

지난 7일 오후 2시 이후 코스피200 지수선물 3월물의 268.20에 지정가 주문이 12만계약까지 증가했다. 최근 지수선물 하루 거래량이 20만주에 못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인 대량 주문이다.

외국계 운용사에서 낸 주문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12만계약 중 2만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가 주문이 아니기 때문에 전날 지수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시장가 주문 실수는 대량 매수나 매도주문에 따라 가격이 급등 혹은 급락했다가 이내 제자리로 복귀하는 패턴을 보인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례는 지정가 주문이었기 때문에 가격의 움직임이 없었다"고 풀이했다.

그는 "아직 해당 외국인은 어떠한 손실도 입지 않은 셈이며, 이를 체결시킨 증권이나 투신 역시 수익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8일 시장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이뤄진 주문에 따른 포지션이 청산되거나 축소될 경우 선물시장과 프로그램을 통한 현물 변동성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우려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문수량이 한도 수량 이상이며, 주문건수가 과도하게 많았기 때문에 전형적인 시스템트레이딩으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증거금 부분이나 포지션 보유에 따른 리스크가 과도해 포지션 청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지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야간 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780계약을 순매도했으나, 거래량은 1만5100계약 수준으로 유동성이 적었던데다 야간 시장 하락 마감으로 인해 오전 청산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거세게 출회될 경우 베이시스 급락에 따른 차익 매도 출회와 이로 인한 지수 하락의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어 만기 전 수급에는 부정적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당장 시장가 전매에 나설 경우 베이시스 급락에 따른 지수 하락의 충격이 반복되면서 손실이 급증할 것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심상범 애널리스트는 "지수가 상승한다면 완만한 속도로 전매에 나설 것이며,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증거금 여력만 충분하다면 급격한 전매를 삼가해 충격을 억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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