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국내 증권업계에 ‘고난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극심한 주식거래 부진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급속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지점 통폐합과 인력 감축에 나서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올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를 보면 과거와는 다른 비장함이 느껴진다. 지난해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해였지만, 올해 영업환경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게 증권업계 CEO들의 판단이다. 이들은 따라서 ‘경쟁력 강화를 통한 위기 돌파’를 올해의 주요 경영 계획으로 제시했다.
○“올해 영업환경 녹록지 않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올해 경영 계획으로 “전 사업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조기 달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삼성증권의 최대 강점인 고액 자산가 고객 기반을 지금보다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올해 목표는 상품 경쟁력 강화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대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도 증권업은 저성장·저수익의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래상품발굴단을 중심으로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리서치 작업을 통해 주식 채권 헤지펀드 등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담긴 상품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올해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기범 대우증권 사장은 “올해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경영 확대에 힘써 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시작한 다양한 해외 현지 사업들이 올해는 보다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다만 “구체적인 전략이나 수익 창출 방안이 없는 해외법인 확충이나 업무 범위 확대는 지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양증권은 리테일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올해 목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는 고유의 비즈니스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승국 동양증권 사장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라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고객의 신뢰를 쌓아 왔듯이 이제 동양증권을 대표하는 새로운 혁신적 상품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현대증권은 올해 리테일 영업의 중심을 주식위탁매매에서 자산관리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투자은행(IB)부문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인력 규모나 브랜드 면에서 열세이긴 하지만 인수·합병(M&A), 대체투자, 사모투자펀드(PEF)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해 나갈 방침이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로 승부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2015년 전 사업 부문 업계 5위 진입’을 목표로 내걸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 총자산 60조원, 우수고객 4만명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를 이 같은 비전 달성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이를 위해 “올해는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신탁 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시도할 것”이라며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개인자산관리(PWM)그룹과 기업투자금융(CIB)그룹에서는 본격적으로 수익 다변화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고, 개인고객의 자산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나가는 것이 올해 핵심 경영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투자 상품을 발굴해 고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또 60대 전후 은퇴자들의 자산관리 시장이 향후 급성장할 것에 대비, 은퇴자들을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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