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맛집] 황희성 라비린토스 대표 "손님은 왕이 아니고 친구죠"

입력 2013-01-08 16:54   수정 2013-01-09 08:26

'사유리를 이기고 장사를 접겠다는 의지'란 제목의 게시물이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곱창피자는 몸 어디에 좋아요" "좋은 거 없어요"

"손님한테 인기가 있어요?" "되도록이면 손님한테 권하지 않아요. 피자를 드실려면 피자집으로 가세요."



사유리가 찾아가는 맛집코너에서 4차원 사유리를 능가할 정도로 입담을 자랑해 눈길을 끌었던 황희성 라비린토스 대표를 만나봤다.

도대체 방송에서 보여진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했다.

"손님은 왕이다라고 생각은 안해요. 친구라고 생각하죠. 손님이 좋아할만한 가격으로 팔지 않고 내가 먹고 싶고 내가 팔고 싶은 질 좋은 곱창을 내놓으려고 해요. 비싸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조미료 1숟갈이면 그 맛을 낼 수 있는데 5시간동안 맛을 우려내는 정성이 뒤에 숨어 있다고 보시면 될거에요. 속일려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지만 전 그렇게는 하지 않습니다. 맛있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나도 알아요'라고 답하고 맛에 대해 불평하시는 손님에게는 '나는 못바꾸니까 먹지 마세요'라고 직설적으로 말해요."

'라비린토스'의 첫 인상은 흔히들 볼 수 있는 곱창구이 가게와는 달랐다. 마치 카페에 온듯한 화사한 인테리어는 물론 매케한 곱창굽는 냄새도 나지 않았다.

특히 소주와 어울리는 곱창을 와인과 더불어 판매하는 것이 색달랐다.

“와인을 워낙 좋아해 그에 어울리는 음식이 없을까 고민 많이 했죠. 와인과 곱창을 함께 먹었는데 그 기름과 술이 어우러져 살살 녹는 거예요. 이거다 싶었죠.”

이 가게에는 곱창구이 특유의 냄새도 없었다. 주방에서 모든 요리를 센 불에 익혀 나오기 때문. 특히 냄새에 민감하다는 황사장의 취향을 담아 홀에는 냄새를 없애개 위해 애를 썼다.

특히 곱창을 맛보면서 와인의 향을 음미하려면 주방과 테이블을 철저하게 분리해야 했다.

예로부터 곱창 등 내장은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준다고 했다. 곱창, 양 등의 내장은 오래되면 질겨지고 고유의 맛을 잃기 쉬워 구입할 때도 날을 세우고 신선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손질 방법이 까다로워 재료 준비에만 한나절이 걸리는 모양이다.

황 사장은 라비린토스의 대표 메뉴 '라비 3종 세트'를 추천했다. 이는 라비린토스에서 개발한 숯을 담은 뚝배기에 고스란히 담겨 차려진다. 곱창, 대창, 양깃머리가 기본, 블랙빈, 레드 등 사장이 고안한 특제 소스에 버무려져 나온다.

곱창 초보자인 기자를 배려해 레스소스 3종세트가 자글자글 소리를 내며 식탁에 올랐다. 숯의 온기가 뚝배기 안의 내장구이들을 감싸고 고소하면서 매콤한 향기가 위장을 자극했다. 대파, 양파, 마늘, 떡, 파인애플 등이 먹음직스럽게 숭숭 썰려있다.

지글거리는 뚝배기에서 양깃머리 한 조각을 건져 올렸다. 쫄깃쫄깃한 양깃머리 고유의 육질과 푹 찍은 라비린토스 특제 소스가 어우러지면서 곱창, 대창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대기업 전략기획실에서 7년간 일하며 쌓은 노하우와 유명 맛집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며 깨달은 창업의 노하우가 절묘하게 담긴 '라비린토스'.
 
"곱창가격의 차이는 곧 신선함과 손질노하우의 문제에요. 전 파는 사람의 양심을 믿지 않기 때문에 제가 치를 수 있는 최고의 가격으로 곱창을 삽니다. 그만큼 질이 보장되죠. '불편한 진실'이 요즘 한창 외식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런 게 모두 싼걸 찾는 손님들 때문이란걸 아셨으면 해요."

키즈맘 이미나 기자 /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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