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탱크주의' 부활 시동…워크아웃 13년 만에 '새 주인' 동부 품으로

입력 2013-01-08 17:27   수정 2013-01-09 01:23

동부, 2726억에 인수 본계약
백색가전 강점 살리고
전자 계열사와 시너지 기대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 인수를 확정했다. 이로써 동부는 종합전자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대우일렉도 199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지 13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동부는 8일 채권단과 대우일렉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이다. 대우일렉 인수금액은 2726억원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제시했던 3700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낮아진 금액이다.

동부 관계자는 “채권단이 당초 인수 대상으로 분류했던 한도성 여신을 리볼빙으로 전환하기로 해 인수비용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인수자금은 동부하이텍 등 전자 분야 계열사들이 분담한다. 김준기 동부 회장도 대주주 자격으로 사재 일부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로 대우일렉 지분은 동부가 51%, 재무적 투자자가 49%를 나눠 갖는 구조로 바뀌게 됐다. 동부 측은 “인수비용 이외에 설비투자 등 추가비용은 크게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일렉(옛 대우전자)은 1997년 이전까지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국내 가전시장의 빅3 체제를 형성했던 회사다. 그러나 1997년 모그룹인 대우가 몰락하면서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됐다. 채권단은 2006년부터 대우일렉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가격이 맞지 않아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매각이 무산됐다. 현재 대우일렉 직원은 1200명이다. 카오디오, 반도체 등 수익성 없는 사업은 모두 정리하고 백색가전 중심으로 사업구조도 개편했다.

대우일렉 인수전을 마무리함에 따라 그룹 내 전자부문을 종합전자회사로 키우겠다는 김 회장의 포부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그는 오래 전부터 “미래 첨단산업인 전자산업을 발전시켜 일본, 중국과 경쟁해 나가야 한다”며 “반도체사업을 하는 동부가 이 분야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동부 관계자는 “대우일렉이 과거 명성에 비해 쇠락했지만 여전히 중저가 백색가전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우일렉은 중남미, 중동, 동유럽 등 34개국에 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80%를 웃돈다. 2011년 매출은 1조6823억원이었고 2012년엔 1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는 대우일렉 인수를 계기로 기존 전자분야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동부는 2010년 에이테크(현 동부로봇), 2011년 화우테크(현 동부라이텍)와 알티반도체(현 동부 LED)를 각각 인수해 전자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동부 관계자는 “대우일렉 인수로 수직계열화를 이룸으로써 미래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로봇과 LED(발광다이오드) 사업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인수 등으로 올해 자산 규모 60조원, 매출 30조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정성택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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