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사업 헐값에 가져가는 일 없게…"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 '장치' 마련

입력 2013-01-09 17:08   수정 2013-01-10 05:28

사업 매각때 주총 특별결의
회사 분할 따른 우려 해소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사진)이 회사 분할로 인한 주주 가치 훼손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직접 나선다. 주주 간 협약을 체결해 주요 사업 매각 때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주주 일가가 박카스 등 알짜 사업을 ‘헐값’에 가져갈 수 있는 여지를 제거하는 셈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강 회장은 회사 분할 이후 신설되는 동아제약을 매각할 때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협약을 이번주 주요 주주 가운데 한 곳인 일본 SBI와 맺을 예정이다. 신설 동아제약은 지주사의 100% 자회사여서 매각 시 이사회 결의만 있으면 되지만 주주 승인 과정을 추가로 둔 것이다. 주총 특별결의는 전체 주주의 3분의 2 참석과 참석 주주의 3분의 2 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주 간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통과가 어렵다.

강 회장의 협약 상대방인 SBI는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 투자회사로, 국민연금의 자금을 받은 팬아시아펀드 등을 통해 동아제약 전환상환우선주 55만5555주를 보유 중이다. 보통주로 전환하면 약 5%의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

강 회장이 주주 간 협약을 체결하면서까지 자회사 매각을 어렵게 한 것은 일각에서 제기된 알짜 사업 ‘헐값’ 매각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동아제약은 현재 회사 분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두고 그 밑에 전문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동아에스티와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을 담당하는 신설 동아제약을 사업회사로 거느리기로 했다.

문제가 된 것은 분할 과정에서 지주사와 사업회사 둘로 나누는 일반적 형태가 아니라 지주사 밑에 100% 자회사로 박카스 사업 등을 하는 신설 동아제약을 따로 뺐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기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지주사가 비용이 많이 드는 신약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동아에스티는 기존 제약영업 및 해외사업에 집중토록 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박카스 사업을 헐값에 대주주 일가에 넘기려 한다’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헐값 매각 가능성 자체를 제거했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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