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략차종'매출 효자'
바이오+가솔린 HB20, 판매 3위…i10 이어 '이온'도 잘나가
랑동, 준중형 세그먼트 8위…쏠라리스, 추위에 강한차 정평
현대자동차는 미국, 중국, 유럽, 인도, 브라질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생산거점을 갖추고 현지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춘 전략차종들을 생산하고 있다. 현지 고객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기능을 반영해 개발한 전략차종들로 지역별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 중국과 인도, 러시아에서 판매량 증가 효과를 본 현대차는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브라질 시장, ‘HB20’로 ‘쌈바춤’
현대차는 지난해 9월부터 브라질에서 연산 15만대 규모로 ‘HB20’을 생산하고 있다. HB20은 소형 해치백 모델로, 브라질 자동차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혼합연료 차량이며 현대차가 가장 최근에 내놓은 현지 전략 차종이다.
현대차 브라질을 뜻하는 ‘Hyundai Brazil’의 영문 앞 두 글자와 소형차급의 B세그멘트를 의미하는 숫자 ‘20’을 합쳐 ‘브라질 현지 전략 소형차’임을 강조하고 있다. HB20은 소형차이지만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 거리)가 2500㎜로 내부 공간을 최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바이오 연료와 가솔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퓨얼 시스템’을 적용한 1.0ℓ 카파 엔진과 1.6ℓ 감마 엔진을 넣었다.
현지 소비자들이 대부분 혼합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9~12월 총 2만7800대가 팔렸으며 12월 판매순위는 폭스바겐의 ‘골(Gol)’, 피아트의 ‘팔리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올해 브라질 시장에서 HB20을 15만대 판매할 계획이다.
○경차 ‘i10’ ‘이온’으로 인도시장 공략
현대차의 현지전략차의 역사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에서 출시한 경차 ‘i10’이 현대차의 첫 현지 전략모델이다. i10은 경차 선호도가 강한 인도 소비자들을 겨냥, 인도에서 현대차의 대표 모델로 자리잡았다. 1.1ℓ, 1.2ℓ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실용성에 중점을 둔 경차이지만 USB와 iPod 단자, 후방주차보조시스템 등 다양한 고급 편의사양으로 품질경쟁력을 높여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i10은 지난해 1~11월 인도시장에서 총 9만1515대가 팔려 현대차의 인도 판매 차종 중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저가 경차 시장이 성장하자 i10에 이어 ‘이온’을 내놓았다. 이온은 i10보다 작은 800㏄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를 적용한 저가형 경차다. 이온은 인도 ‘CNBC TV18 오버드라이브’에서 2011년 ‘올해의 경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같은 호평에 힘입어 이온은 지난해 1~11월 8만5729대가 팔리며 i10에 이어 현대차의 주력 차종으로 자리잡았다.
○‘랑동’으로 중국시장 공략
준(準)중형 세단 ‘랑동’은 아반떼MD의 중국형 모델로 지난해 8월 출시됐다. 랑동은 2009년 4월부터 프로젝트명 ‘MDc’로 본격적인 연구 개발에 착수, 3년4개월 동안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와 베이징현대 기술연구소의 합작을 통해 현지화 모델을 완성했다.
랑동은 1.6ℓ, 1.8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여성 및 초보 운전자의 주차 편의성을 높여주는 ‘주차 보조 시스템’과 앞차가 급제동할 때 운전 차량의 비상등이 작동해 후방의 차량에 전방 상황을 알려주는 ‘ESS 급제동 경보시스템’ 등 중형급 이상의 차에 장착하는 첨단 안전 및 기술 사양을 적용했다. 랑동은 지난해 8~12월까지 총 8만460대가 팔렸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중국 전체모델 중 판매량 11위, 준중형 세그먼트에서 8위를 기록하는 등 판매호조를 보이며 현대차의 중국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러시아의 효자 ‘쏠라리스’, 뜨거운 열기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현지 전략 모델 ‘쏠라리스’는 러시아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러시아의 겨울이 길고 추운 환경적 요인과 러시아 특유의 운전 문화를 반영한 사양을 대거 집어넣은 것이 특징이다.
우선 낮은 기온에서도 시동을 잘 걸 수 있는 배터리와 눈이 많은 기후적 특성을 고려해 4ℓ의 대용량 워셔액 탱크를 넣었다. 눈에 젖은 길을 자주 달려 흙탕물이 튀기 때문에 이를 막아주는 ‘머드 가드’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또 중형급 이상 차량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윈드실드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를 장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급출발과 급제동이 빈번한 러시아의 운전문화를 고려해 ‘급제동 경보 장치(ESS)’도 적용했다”며 “헤드램프를 계속 켜놓는 운전자들이 많은 러시아의 특성에 따라 다른 지역에 비해 수명이 긴 램프를 장착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쏠라리스는 지난해 1~11월 11만3762대가 팔렸으며 전체 모델 중 4위, 수입차 모델 중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와 아반떼 등 글로벌 판매차종은 물론 현지전략 차종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시장점유율과 판매량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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