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은행장과의 만남] "금융·유통 결합해 농식품기업 지원 강화"

입력 2013-01-10 16:52   수정 2013-01-11 02:54

(7·끝) 신충식 농협은행장 - 청미원식품 윤동노 회장·윤두진 사장

창구·모바일 판매 확대…투자·경영 전반 컨설팅도



경기도 양주에서 축산물 가공·판매업을 하는 청미원식품은 2010년 구제역 파동으로 회사문을 닫을 뻔했다. 인근 지역 농가들이 소·돼지의 70%를 살처분하면서 사실상 공급이 중단돼 생산량과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창업한 지 30여년 만에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주거래은행인 농협은행이 자금을 지원해준 덕분에 극적으로 살아났다. 윤동노 청미원식품 회장(71)과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윤두진 사장(42)이 10일 서울 충정로 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신충식 농협은행장을 만났다. 신 행장은 “협동조합 은행으로서 농협은행의 설립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농식품 기업에 대한 여신 지원을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윤동노 회장=2010년 말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구제역 파동으로 경영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농협은행이 여신을 회수했다면 회사문을 닫아야 했을 것입니다.

▷신충식 행장=농협은행은 구제역 발생 직후 양돈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피해액의 50% 범위 내에서 최고 3억원까지 지원했습니다. 만기가 돌아온 업체에는 기한을 연기해줬고요. 또 6개월간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고, 여신 관련 수수료를 면제했지요. 협동조합 은행인 농협은행의 역할이 농식품 기업의 경영을 돕는 것 아니겠습니까. 앞으로도 양돈업체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윤동노 사장=농식품 기업들은 영세한 곳이 많아 은행의 자금 지원 외에 경영 전문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신 행장=영세한 농식품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사업뿐 아니라 조직 운영, 재무 관리 분야에서 경영기법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농협은행은 내외부 전문가들로 ‘농식품기업 컨설팅전담반’을 구성해 경영 전략 수립부터 투자 결정까지 경영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윤 회장=농식품 기업은 금융 지원뿐 아니라 유통 부문에서도 도움이 필요합니다.

▷신 행장=농협은행이 농식품 판매 활성화를 위해 각 영업점에서 운영하는 ‘신토불이 창구’를 더 늘릴 계획입니다. 농협판매장에서 10%를 할인해주는 ‘NH채움하나로카드’와 스마트폰으로 농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 ‘NH바로바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공급도 늘리겠습니다. 올해는 펀드 가입 고객에게 ‘팜스테이’ 기회를 제공하는 ‘플랜팜펀드’ 등 금융과 유통을 결합한 상품 및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할 계획입니다.

▷윤 사장=해외에 진출하려는 농식품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신 행장=먹거리 분야에서도 한류가 확산돼야지요. 해외 농식품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상품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농협은행은 농식품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출환어음 매입 환가료를 최대 73%까지 깎아주고 있습니다. 송금 및 이체 등 외환 관련 수수료도 더 할인하거나 면제할 계획입니다. 또 농협은행이 진출을 추진 중인 미국 뉴욕과 중국 베이징,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현지 지원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윤 회장=농식품업도 수출 전략 산업으로 커가면 사업 전망이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신 행장=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한국의 식량자급률(22.6%)을 고려할 때 농식품업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입니다. 식품 가공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수출도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규모화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전체 농식품 기업 대출 시장의 22.7%를 차지하는 농협은행은 관련 여신을 더 늘려갈 방침입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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