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3사단 백골부대 입대
"구보=정직"…직원들 10㎞ 완주…소통·배려 중요성도 軍서 익혀
누구나 인생에서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청춘 시절이 있다. 청춘이 그립고 아름다운 건 넓은 평야 위에 자기가 짓고 싶은 집을 생각하고 지을 수 있는 도전이 보장돼 있기에 그런 것 같다.
내 청춘을 되돌아 보면 20대 초반 군대시절이 먼저 떠오른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국가의 부름을 받아 일정기간 복무해야 하는 군. 나에게 군생활은 몇 가지 중요한 삶의 팁을 가르쳐 주었다. 나는 개인적인 에피소드보다는 군생활을 통해 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경험들이 특히 생생하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휴학을 하는 대학생들이 많았다. 나도 변화를 갖고 싶어 군에 지원해 그해 10월 입대했다. 최전방인 3사단 백골부대 통신대대 가설소대에 배치됐다. 이등병 시절 겨우내 내린 눈 등으로 추위에 시달렸던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석탄을 비벼 땔감으로 사용하면서(일명 패치카) 졸병 때는 매일 코가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거지를 소재로 한 콩트를 보면 그때 생각이 나 피식 웃게 된다.
군생활이 처음엔 낯선 환경과 정해진 틀로 인해 적응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입대 전 ‘주어진 환경과 여건을 최대한 즐기자’고 각오를 다졌다. 군생활의 하루는 일조점호와 함께 아침구보로 시작된다. 새벽공기를 마시며 목청껏 군가를 부르던 게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일상적인 아침구보가 나에겐 차츰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처음엔 잠을 깨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차츰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고, 뛰는 즐거움을 깨달아 가면서 생각도 자유로워졌다. 아침구보는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너무 깊게 생각하다가 대열에서 이탈해 군대 말로 얼차려를 받기도 했다.
내가 마라톤을 좋아하게 된 것도 아마 이때쯤인 것 같다. 달리기는 참 정직한 운동이다. 준비하지 않으면 완주할 수 없다. 마라톤 풀코스 40회를 완주했고, 임직원들에게도 마라톤을 장려한다. 정직원이 되려면 10㎞를 정해진 시간에 완주해야 한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부분도 있지만 마라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때문이기도 하다. 목표를 세우고 철저히 준비해야 하고 그 과정 또한 정직해야 한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건 군대 말년 때 있었던 일이다. 소대원 중 한 일병의 얼굴이 어둡다고 생각했다. 별일 없다고 대답할 뿐 시간이 지나도 얼굴이 밝아지지 않았다. 하루는 밤에 불침번을 서고 있길래 다가가 물어봤다. 농번기에 일손이 모자란 시골 부모님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는 얘기였다. 일손을 구할 형편도 못된다는 얘길 듣고 소대장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휴가를 앞당겨 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단순한 관심만이 아니라 소통과 배려가 중요함을 느꼈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 서로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야 해결책이 나온다는 것. 이런 경험은 지금 최고경영자(CEO)로서 임직원들에게 소통과 배려를 강조하고 있는 배경이 됐다.
지금도 직원들이 보다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한다. 사무실보다는 함께 영화를 보고 소주잔을 기울인다. 임직원들이 함께 만든 계족산 황톳길에서 맨발로 산책하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군시절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 건 전우들과 웃고 울고한 아름다운 청춘을 함께했기에 그런가보다. 아직도 중대장이 늘 소대원들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군대에서 안되는 게 어딨어?” 난 이 말을 명심하며 지금까지도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자 뛰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엉뚱하다. 괴짜같다”란 말을 많이 하는데 군생활에서 몸에 밴 긍정적인 사고가 바탕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눈이 많이 내릴 때면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옛 전우들이 생각난다.
조웅래 <선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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