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실패'보다 무서운 건 '정치실패'
정치적 의사 결정을 경제적으로 분석해 198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제임스 뷰캐넌이 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3세.
뉴욕타임스는 그가 설립한 조지메이슨대 공공선택연구소의 알렉스 타바록 소장 말을 인용, 뷰캐넌이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조지메이슨대 명예교수였던 뷰캐넌은 ‘공공선택(public choice)이론’으로 유명하다. 이 이론은 정치인과 정부 관리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이익을 좇는다고 가정한다. 재선을 하거나 더 큰 권력을 얻으려고 하지 항상 공공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뷰캐넌은 정부가 조직 규모와 지출을 늘리고 큰 재정적자를 내버려두는 경향을 분석했다. 정치인과 정부는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세금을 감면하고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정부 지출을 늘린다고 진단했다. 세금 인하와 지출 증가가 합쳐지면 재정 적자와 공공부채는 자꾸 늘어나며 정부는 공공사업을 하려고 점점 몸집을 불린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30권이 넘는 저서와 강의 등을 통해 공공선택이론을 설파하고 작은 정부와 적자 축소, 규제 완화를 주장해왔다. ‘시장실패’보다 무서운 건 ‘정치실패’라고 강조했다.
뷰캐넌이 예상한 일은 상당수가 실제로 일어났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정부는 어느 때보다 커졌고 세수는 공공사업을 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돈을 빌리는 일은 일상이 됐고 재정적자는 1조달러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뷰캐넌은 1919년 테네시주 머프리즈버러에서 태어났다. 미들테네시주립대와 테네시대에서 공부했으며 2차대전에서 해군 장교로 복무했다. 자유시장주의를 대표하는 시카고대에서 1948년 박사 학위를 받고 테네시대에서 교수가 됐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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