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만 되면 얼굴이 빨개져, 안면홍조 주의보

입력 2013-01-10 18:18   수정 2013-01-11 08:55

중견기업 영업부서에서 일하는 김경희씨(28·여)는 겨울만 되면 걱정이 앞선다. 추워지면 심해지는 ‘안면홍조증’ 때문이다. 겨울이면 수시로 볼을 중심으로 얼굴 전체가 늘 빨개져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하다. 업무에 대한 적극성까지 떨어져서 더 걱정이다.

겨울철 대표적인 피부질환인 안면홍조증은 ‘모세혈관확장증’이라고도 하며, 외부기온과 실내 온도차가 커지는 겨울에는 더욱 심해진다. 사소한 감정변화에도 증상이 나타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안면홍조는 자율신경이 자극을 받아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인데, 혈관이 늘어나면서 피가 더 많이 흐르기 때문에 피부가 붉게 보이게 된다. 특히 얼굴은 다른 부위보다 혈관분포가 많아 더 쉽게 붉어진다.

강승헌 벨피부과의원 원장은 “한번 수축 기능을 상실한 혈관은 회복이 쉽지 않다. 일단 수축 기능을 상실하면 혈액순환과 피부 신진대사를 어렵게 만들어 피부가 예민해지고 각종 피부 트러블까지 유발할 수 있다”면서 “방치하면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증상으로 인해 불편함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해서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은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안면홍조증은 노화, 자외선 노출, 피부질환, 스테로이드 성분 연고제의 과다 사용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알코올 분해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의 혈중 농도가 높을 경우에도 발생한다. 술을 자주 마시거나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효소가 부족한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또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의 변화로 안면홍조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갱년기 여성들 중 7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이 같은 증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안면홍조의 건강보험 실진료 환자수는 여성이 남성의 2.5배나 많다.

치료는 근본적인 혈관 치료가 우선 필요하다. 한번 확장된 혈관은 저절로 원상복구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해 치료했지만, 피부 속 혈관벽을 얇게 하고 모세혈관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레이저 치료가 주로 사용된다. 레이저를 사용한 치료는 눈에 보이는 홍조 증상뿐 아니라 모세혈관 확장증, 탄력개선, 여드름 홍조 등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강 원장은 “안면홍조 치료에 활용되는 클라리티 레이저의 경우 안면홍조 치료를 위한 혈관치료용 파장과 함께 탄력개선, 색소질환 치료 등이 가능해 효율적인 맞춤 시술”이라며 “후유증이 적고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간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고 치료 시간도 짧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늘어진 혈관을 완전 원상 복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예방을 위해 평소 자외선 차단은 필수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노화는 혈관을 지지하는 탄력 섬유를 파괴, 모세혈관 확장을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피부와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평소 피부 탄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지나친 다이어트는 삼가하고, 충분한 수면과 수분관리 등 피부관리에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음주와 마사지도 혈관을 쉽게 늘어나게 하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고 급격한 온도변화를 막도록 한. 혈관을 확장시키는 맵거나 뜨거운 음식, 사우나, 찜질방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강승헌 벨피부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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