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채 금리 5% 밑으로…10개월만에 처음

입력 2013-01-11 00:25   수정 2013-01-11 03:23

드라기 "유로존 경기, 올해 회복될 것"

ECB, 기준금리 동결…1분기 플러스성장 전망도



유럽중앙은행(ECB)이 10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있다고 판단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날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장중 10개월 만에 처음 연 5% 이하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유럽 경기 바닥 쳤나

시장의 예상대로 ECB는 금리를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지난해 12월 회의 때 금리 인하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하며 인하 여지를 남겼지만, 결국 변동은 없었다. 유럽 경기가 이미 제로(0)에 가까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만큼 나쁘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는 2013년에도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연말부터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발리 유니크레디트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유로존이 갖고 있는 리스크는 금리를 인하할 만큼 크진 않다”고 분석했다.

유럽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는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독일 경제연구소인 Ifo는 9일 프랑스 통계청(INS EE), 이탈리아 통계청(ISTAT)과 공동으로 발표한 자료에서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올 1분기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 4분기 -0.4% 성장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마르키트가 발표한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7.2를 기록해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유럽지역 경기신뢰지수도 지난해 12월 기준 5개월째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올해 유럽 경제는 지난해 침체를 딛고 되살아날 것”이라며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재정적자와 재무비용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올해가 유로존이 채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어려운 목표지만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국채 발행에도 돈 몰려

금융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들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연 7.5%를 넘었던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0일 장중 연 5%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년물은 장중 연 2.12%까지 내려가 26개월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발행시장에도 돈이 몰렸다. 10일 스페인 정부가 올 들어 처음 시행한 국채 입찰에서 목표치 50억유로를 초과한 58억2000만유로를 발행했다. 2015년 만기 국채 입찰금리가 연 2.476%로 지난해 10월 연 3.282%보다 하락했다. 2018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3.988%로 지난해 11월 연 4.680%를 밑돌았다.

앤드루 보솜워스 핌코 이사는 “스페인, 이탈리아 등 국가들의 채권은 다른 전 세계 채권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꽤 좋다”며 “상대가치 기준으로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BOE)도 이날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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