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전 취업률 제고…직업교육 요람으로 자리매김
전자분야 마이스터고인 국립 구미전자공업고는 올해 전체 졸업생 268명 가운데 82%인 220명이 삼성과 LG 등 대기업을 비롯해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에 취업했다. 전국의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전문대학을 통틀어 취업률 1위다. 올해 3학년이 되는 2학년 학생들 95명도 대기업과 공기업에 일찌감치 ‘자리’를 마련했다. 이 학교 최돈호 교장은 “취업보장을 내걸고 학부모와 교사들을 설득해 직업교육에 전념한 게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최 교장은 “진학 위주를 고집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워지자 일찌감치 특성화된 고교를 택해 취업 준비에 나선데다 우수 학생들도 몰리는 등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청(청장 송종호)이 지원하는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취업률이 매년 높아지는 등 고졸 취업자의 채용 등용문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학 졸업장을 따지 않아도 실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슈퍼 고졸’ 들이다.
지난해 마이스터고의 평균 취업률은 94%다. 이 중 중소기업에 54.4%가 취업, 취업 불균형을 해소하고 있다. 중기청은 올해 취업률을 95%까지 끌어올리고, 이들의 중소기업 취업 비중도 5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기청이 지원하는 80개 특성화고 취업도 지난해 12월 60%에 이르고 있다. 특성화고 취업률은 2008년 23.8%에서 2011년 43.6%로 증가했다. 특성화고 졸업 취업자는 2011년 8145명에서 2012년 1만3567명으로 5422명 늘어 당초 목표치인 60%에 근접하고 있다. 이는 산업별 수요를 고려한 중소기업 인력육성 지원정책이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기청은 고졸자 취업률 제고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특성화고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성화고 지원을 지난해 80개교에서 올해는 150개교로 확대한다. 예산도 168억원에서 270억원으로 늘린다. 2015년까지는 특성화고 200개를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 채용기업은 병역지정업체로 추천할 방침이다. 산업기능요원 배정에도 우대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인력유입을 위한 ‘중소기업 계약학과’ 지원도 연차적으로 확대한다. 중소기업 계약학과는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 인력을 육성,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재직자의 석사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8년 부산대에서 시범사업을 한 이후 지난해부터 부산대를 포함한 29개 대학으로 확대돼 재직자 1011명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6개 대학을 추가로 선정, 총 35개 학과가 운영된다. 참여 학생 수는 1300명으로 늘어난다.
중기청은 올해부터 교육과정 운영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고 학위과정 내실화를 위한 성과평가제를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개발한 성과평가체계를 기반으로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평가항목 및 측정방식 등을 확정, 3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우수 사례는 공유하고 결과에 따라 학교별로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중기청이 주관하는 ‘중소기업 기술사관 육성사업’도 전문계고와 전문대, 중소기업을 컨소시엄 형태로 연결해주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초교육을 고등학교에서 받은 뒤 전문대에서 전문교육을 받으면 기업체에서 책임 채용하는 것이다.
중기청은 2011년 권역별로 대학을 선정해 고등학교와 기업체를 연결하는 15개 사업단을 구축했고, 지난해엔 순천제일대(전남), 백석문화대(충남), 경남정보대(부산)를 신규 선정하며 사업단을 18개로 늘렸다. 권역별 대학들은 총 414개 중소기업과 협약을 체결하고 학생 2223명을 교육하고 있다. 올해 투입 예산은 48억원이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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