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공약 제동'에 뿔난 朴 "잘못된 관행에 얽매여서야…"

입력 2013-01-13 17:17   수정 2013-01-14 01:52

복지부 재원 마련 난색에 불편한 심기
朴측 "새 해법 없는 소극적 대처가 문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일부 부처들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를 전해듣고 불편한 심기를 표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이 뭐고, 해당 부처가 어디인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해당 부처로 지목된 곳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정부 부처가 당선인이 제시한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언론을 통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부처에서 이런 저런 문제가 있어 실행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당선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특정 부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보건복지부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인수위 안팎의 관측이다. 복지부가 지난 11일 업무보고에서 박 당선인의 ‘기초노령연금 100% 확대’ ‘4대 중증 보험급여 확대’ 등의 공약에 대해 소요재원이 당선인 측 추산보다 많게는 2배 이상 든다는 점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한 것이 언론을 통해 전달되면서 이에 대해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도 브리핑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복지부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물음에 “그 부분도 포함해서…”라고 말했다.

국방부 역시 ‘병사 복무기간 18개월 단축’ 공약에 대해 재원 등을 이유로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이를 전해들은 당선인 측이 불편해 했다는 후문이다.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 공약 성안 단계서부터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고 당선되면 반드시 실행에 옮기겠다고 약속한 것들인데, 해당 부처가 업무보고 자리에서부터 어렵다는 식으로 나오니 당선인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다”고 했다.

당선인은 특히 각 부처가 관행에 젖어 과거 방식대로 문제를 바라보고,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표출했다는 게 당선인 측 주변 얘기다. 박 대변인도 “(해당 부처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국민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소극적으로 과거 관행에 기대서 문제를 그대로 유지해 가려는 부분에 대한 불편함”이라고 전했다. 예컨대 기초노령연금을 만 65세 이상 전 노인들로 확대하는 데 따른 재원 부족 문제가 있다면 부족분을 확충하기 위해 다른 복지에서 누수되는 예산을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줄일지 대책을 같이 내놓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모든 문제를 국민의 입장에서, 내 자식의 경우, 내 부모님의 경우라면 내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살피고 해법을 찾아주라는 게 당선인의 부탁”이라고 말했다.

정종태/이호기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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