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굴릴 곳 없는 은행들, 연초부터 공격 마케팅
경기 성남에 사는 조모씨(41)는 최근 1억원가량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대출금리를 알아보던 중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 대출상담사를 만났다. 그는 연 3.57%짜리 10년 만기 변동금리형(1년 주기) 상품을 소개했다. 연 4% 안팎의 금리를 예상했던 조씨는 서둘러 대출계약서에 서명했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일부 은행 지점은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연 3% 후반대~4% 초반대인 최저 금리보다 0.2~0.3%포인트 낮은 금리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작년 이맘 때 은행들의 최저 금리가 연 4% 초·중반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국민은행 일부 지점은 이달 들어 3년 만기 기준 연 3.57%짜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팔고 있다. 외환은행도 일선 지점을 통해 연 3.7%의 금리를 적용한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본점이 내세운 최저 금리인 연 3.92%보다 0.2%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최저 금리 3.51%인 장기모기지론(30년 만기 분할상환)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중은행들이 연초부터 파격적으로 금리를 낮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팔고 있는 것은 저금리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작년 말 부동산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가 올 들어 수요가 상대적으로 급감해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금리 인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작년 말 기준 47조8000억원이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오히려 이달 들어 열흘 만에 1000억원가량 빠져나가 공격적인 영업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은행마다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점도 대출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용 및 기업 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을 그나마 안전한 자산 운용처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은행의 영업 환경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어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라도 많이 팔면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출혈 경쟁’ 우려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 3% 중반대 금리로는 사실상 마진이 거의 나지 않는 구조지만 고객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공격적인 영업이 계속 이어질지는 속단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제출한 경영 계획에 따르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평균 2%로 예전 증가폭의 절반 수준”이라며 “은행들마다 자산 건전성 유지와 리스크 관리 등으로 인해 대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박신영/김일규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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