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작권산업 120조 시대] 저작권의 힘…매출 1조원 '뽀통령·폴총리' 키웠다

입력 2013-01-14 17:10   수정 2013-01-15 00:37

저작권 산업 年 7.3%씩 성장
고용자 수 146만 … 갈수록 늘어

불법복제 침해 국내선 줄지만
중·동남아등 해외 피해 커져




할리우드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는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 세계 극장에서 13억달러(약 1조3700억원)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8편까지 나온 시리즈의 흥행수익은 77억달러, DVD와 방송 재판매 등을 합하면 150억달러에 이른다. 4억5000만부 이상 팔린 원작 소설과 캐릭터 상품까지 합치면 총 매출은 3000억달러(약 317조원)에 육박한다.

1928년 만화영화 속 주인공으로 처음 등장한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 캐릭터는 연간 6조원의 수익을 창출한다. 한국 최고의 방송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는 2003년 첫 방송된 이래 지난해 말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브랜드 총 이익도 2000억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서는 한·중 합작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곧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들 세 가지 성공사례의 핵심 요소는 창작의욕을 북돋우는 저작권의 힘이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분류방식에 따르면 한국 저작권산업은 2006년부터 연평균 7.3%씩 성장, 2009년에 105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르는 규모다. 성장률 면에서는 같은 기간 실질GDP 증가율(3.2%)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산업 고용자 수는 146만7000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산업 취업자의 6.24%를 차지했다. 특히 고용률은 연평균 1.82% 늘어 전체 산업 종사자 수 증가율 0.71%의 2.5배다. 청년실업자가 쏟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저작권산업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다.

WIPO의 최신 자료는 올 하반기에 집계되지만, 국내 업계에서는 1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산업이 성장하는 것은 창조경제 혹은 지식경제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창작행위의 중요성이 커지고 무형재산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산업의 주요 부문으로는 문학 출판 영화 방송 음악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광고 저작권신탁단체 등이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저작권단체들이 저작권 사용료를 일반인들에게 징수한 금액은 2009년 1243억원, 2010년 1409억원, 2011년 1566억원으로 연평균 160억원(12.2%)씩 증가했다.

국내 음악시장은 2004년 3451억원에서 2010년 7045억원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음악시장은 355억달러에서 234억달러로 크게 줄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한국 음악시장은 일찌감치 불법복제를 경험한 뒤 단속을 강화하고 합리적인 상품으로 이용자들을 합법시장으로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불법복제는 줄어들고 있다. 불법복제로 인한 합법저작물 시장 침해율은 2008년 22.3%에서 2011년 18.8%로 낮아졌다. 정부와 민간기업, 단체들이 불법복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덕분이다.

그러나 저작권과 관련한 사회적 갈등과 분쟁은 증가일로다. 네티즌들이 유명인과 콘텐츠를 함부로 사용하고 법무법인은 합의금을 받아낼 목적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묻지마 고소’를 늘려가고 있다.

디지털기기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불법복제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P2P와 웹하드업체 등이 모습을 바꿔가며 불법복제를 일삼고 있다.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은 많이 낮아졌다 해도 2011년 4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6%를 크게 웃돈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불법복제는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심각한 수준이다. 피해금액이 중국에서 4억7900만달러, 동남아에서 3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장은 “해외에서 한류 콘텐츠 저작권을 보호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때”라며 “각국에 보호센터를 늘리고 관련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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