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하도급거래 시정사례, 802건으로 2012년보다 20% ↑
대기업-중기 상생에 '찬물'
2012년 7월 어느 날. 경기도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A사의 B사장은 당시만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고객사(대기업)에 신제품을 선보일 준비를 하던 오전만 해도 설렘이 컸다. 경쟁사들이 중간에 ‘백기’를 든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는 자부심으로 충만한 B사장은 계약서를 쓰는 자신을 상상했다. 그러나 기쁨은 반나절을 못갔다. 신제품 테스트 장소에 도착한 대기업 관계자가 “다른 곳에서 먼저 개발해 계약을 체결했다”며 인사만 하고는 발길을 돌린 탓이다. B사장은 “월 7000개씩 최소 1년 이상 납품하게 해주겠다는 구두계약만 믿고 1년여간 10명의 직원이 매달렸다”며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해주길 바랐지만 기존 거래에 악영향을 줄까 무서워 항의도 못했다”고 울먹였다.
경상북도에서 선박조립업체를 운영하는 C사장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당초 구두 약속한 것보다 20%나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계약은 체결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계약 체결 후 경기가 악화되자 대기업에서 납품 단가를 20% 내리겠다고 통보했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본계약은 체결했지만 손해가 막심했다”고 성토했다.
상당수 중소기업은 고객의 약 45%를 차지하는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손톱 밑 가시’처럼 고통을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불공정 및 부당거래’는 형태만 달리할 뿐, 끊이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다. 기존 납품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갑을(甲乙)관계’의 고통을 덜어달라는 주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 시정 실적은 2010년 669건에서 2011년 802건으로 20% 증가했다. 유형별(2011년 기준)로는 대금 미지급이 344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245건), 어음할인료 및 선급금 미지급(146건), 서면 미교부(32건), 대금지연(16건), 수령거부(10건), 부당감액(9건) 등이 뒤따랐다. ‘기타’ 항목 증가는 새로운 방식의 불공정 행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중소기업인은 “기존 거래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며 넘어갔는데 결과적으로 피해는 중소기업의 몫”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중소기업인은 “단가 후려치기, 인력 빼가기, 기술 탈취도 문제지만 일방적인 계약 취소나 비용 떠넘기기 등을 규제하는 법안 마련도 절실하다”며 “일부 기업의 부도덕한 행태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대·중소기업 상생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의 입법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 보호 정책의 포트폴리오 자체가 빈약하기 때문에 범위를 넓혀 나가는 건 필연적”이라며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하청업체가 아닌 평생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상생’ 문화를 확산시키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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