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그룹은 새로 도입하는 경영시스템 ‘따로 또 같이 3.0’의 성공적 안착과 더불어 글로벌 성장동력 확보가 최대 과제다. SK그룹의 새 얼굴이 된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자율경영 체제를 다지고 최태원 SK(주) 회장은 그룹의 미래경영을 선도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원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그룹 신년사엔 이런 과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반영했다.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 안착 과제
김 의장은 ‘따로 또 같이 3.0’이 그룹 경영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그룹 가치 300조원 달성과 이해관계자들의 더 큰 행복을 창출하기 위해 도입한 ‘따로 또 같이 3.0’을 시작하는 원년”이라며 “모든 구성원이 동심동덕(同心同德)으로 일치단결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많은 과제들을 해결하자”고 말했다. 김 의장은 무엇보다 그룹성장의 기초체력을 탄탄히 할 수 있도록 ‘따로’의 수준을 더욱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계열사 중심의 경영인 ‘따로’가 제대로 정착되고 ‘자율경영’의 기반을 단단히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인사와 조직, 기업문화 정비에 집중한다.
탄탄해진 계열사의 체력을 기반으로 ‘또 같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도 김 의장의 역할이다. 김 의장은 계열사 간 역량을 면밀히 파악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김 의장은 그룹 안정화, 신성장 동력원 확보, 경영성과 창출 및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명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경영에 집중
최 회장은 그룹 경영의 포트폴리오와 투자재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글로벌 경영에 치중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2일 중국 SK차이나에서 “그룹의 포트폴리오 혁신과 글로벌 경영에 매진하면서 SK그룹의 새 도약과 국가경제 활력에 일조하는 데 힘쏟겠다”는 신년사를 발표했다. 최 회장은 “그룹의 글로벌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노력을 돕는 서포터(supporter)로서의 역할과 투자 재원을 다양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조력자 역할을 선언한 최 회장의 올해 주요 활동 무대는 해외다. 최 회장은 1월 새해 벽두부터 중국을 찾아 SK차이나의 중국시장 공략 전략을 점검했다. 이달 하순에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 유력인사들과 네트워킹을 강화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올해 최 회장의 해외 체류 일정도 예년에 비해 대폭 늘었다. 최 회장은 예년에는 연간 100~120여일을 해외에서 머물렀지만 올해는 연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해외 비즈니스 현장에서 보낼 계획이다.
본격적인 해외 공략을 위해서는 기존의 해외업무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현지에서 장기 체류하면서 실시간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발상도 ‘해외 출장’ 개념에서 ‘해외 집무’로 바꿨다. ‘국내 본사’와 ‘해외 지사’라는 공간적 개념으로 접근하면 경쟁 기업에 비해 속도면에서 뒤처진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도 강조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실업과 양극화 같은 어려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사회적기업”이라며 “경영자로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적극 활용해 사회적기업의 건전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그룹과 구성원 모두가 사회적 약자를 돕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브라질 리오에서 열린 ‘리오+20 기업지속가능성 포럼’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가 함께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올해는 국내 최초로 개설한 사회적기업 MBA과정도 정식 교과과정으로 시작한다. 사회적기업 창업 등을 전제로 ‘SK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 창업자금도 지원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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