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낡은 청사 고쳐 임대주택 공급

입력 2013-01-16 17:12   수정 2013-01-16 22:55

조립식 미니주택…임대주택 '맞춤형 공급'

8만호 공급목표 연내 90% 달성…예산 지원 요청
'고가 밑 주택' 소외계층 고립 논란…자금조달이 변수




서울시가 16일 내놓은 ‘임대주택 8만가구+α 계획’의 핵심은 서민들의 생활패턴과 수요를 고려해 임대주택 유형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임대주택 공급물량을 전체 주택의 10%까지 높인다는 것이 장기 목표다. 다만 지방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고 지원 확대 등을 요청했지만 해당 부처가 일부 안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 공급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땅이나 건물을 매입하지 않는 저비용 고효율형 임대주택을 중점적으로 늘린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소방서, 주민센터 등 공공청사를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하면서 상부에 원룸 주택을 들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철도부지 임대아파트’뿐만 아니라 공영주차장 복합 개발도 적극 추진한다.

민간토지를 빌려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시범사업 대상지인 사당동에 연말까지 원룸 30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홈리스와 쪽방거주민 등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고가도로 밑에 1인 가구용 조립식주택을 건립, 주거시설로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영등포고가도로 하부에 시범적용하고, 향후 교통 영향이 없고 주거환경이 양호한 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주거의 질 향상을 위해 앞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의 면적도 정부 기준보다 넓힌다. 예를 들어 1인 가구는 정부 기준 14㎡보다 넓은 17㎡로, 2인은 26㎡에서 36㎡로 최소면적을 상향 조정한다.

복지와 결합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큰 변화다. 의료취약계층, 청년 구직자,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등을 위해 다양한 임대주택을 선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산은 있지만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은퇴계층을 위해 민간이 보유한 노후주택의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대가로 일정 지분을 받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도입한다.

○재원 조달이 변수

서울시는 임대주택 공급사업에 대한 국고지원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국민임대주택에 대한 국고지원 금액을 기존 가구당 3200만원에서 5200만원으로 늘려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또 행정안전부의 지방공사 회사채 발행기준(지구별 수익률 2%)을 폐지해 줄 것을 건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해당 부처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가 추진한 대형사업들로 지방공기업의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데 회사채 발행기준을 폐지하면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현 국토해양부 공공주택총괄과장은 “영구임대나 국민임대엔 이미 국고 지원을 하고 있다”며 “국고지원증액은 타당성 여부를 가려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효성 확보방안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고가도로 하부 공간을 활용한 초소형 모듈러주택 공급이 대표적인 사례다. 소외계층에 대한 차별화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다.

이현일/안정락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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