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 vs 생명·손해보험협회…'보험정보 일원화' 놓고 힘겨루기

입력 2013-01-17 17:01   수정 2013-01-18 04:28

'보험정보관리원' 설립 추진에 협회 "몸집 키우려는 의도" 반발


보험개발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가 보험 계약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보험정보관리원’ 설립을 두고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21일 보험연구원이 여는 ‘보험정보 집중 및 활용체계 효율화 방안’ 공청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보험개발원은 이번 공청회를 끝으로 20여년간 끌어온 논쟁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4월1일 모든 보험 정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보험정보관리원’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보험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성격을 지닌 보험개발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보험 계약 정보를 보험개발원과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가 제각각 집적해 불필요한 비용을 낭비했다”며 “보험 정보를 일원화하면 연간 21억원씩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보험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고 있는 만큼 신규 계약 정보를 추가하기 위해 새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사활을 걸고 반대하고 있다. 보험 계약 정보가 협회의 핵심 자산인 데다 이미 보험 정보를 관리하기 위해 140억원가량 투자했다는 이유에서다. 협회 관계자는 “두 협회가 보험 정보를 관리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했는데 보험개발원이 뒤늦게 통째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보험개발원이 몸집을 불리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보험사들 역시 보험 계약 정보를 보험개발원으로 일원화하는 것을 반기지 않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보험정보관리원으로 ‘승격’되면 사실상 감독기구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또 보험개발원과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이 아무래도 보험협회에 비해 껄끄러울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불만은 있지만 금융당국에서 입단속을 하라는 지침을 받은 상황이어서 드러내 놓고 얘기하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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