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미백화장품 수은 범벅

소비자원, 21개 조사…비전·쿠반 가오 등 최대 1만5000배 초과
수입산 치아 미백제도 과산화수소 허용치 넘어


국내에 들어온 일부 수입 미백화장품에서 기준치를 1만5000배 초과한 수은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인 수입 미백화장품 가운데 21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중국산 ‘비전(vison)’과 ‘쿠반 가오(Qu ban gao)’ 등 3개 제품에서 허용 기준치(1ppm 이하)를 최소 120배, 최대 1만5000배 초과하는 수은이 나왔다고 17일 발표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미백화장품인 ‘비전’ 크림에서는 1만5698ppm, ‘쿠반 가오’ 크림에선 120~5212ppm의 수은이 검출됐다. 제조 국가가 불분명한 ‘멜라닌 트리트먼트’라는 제품에서는 574ppm의 수은이 나왔다.

인터넷에서 유통 중인 18개 수입 미백화장품에서는 수은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18개 제품 모두 미백 기능에 대한 광고를 하고 있음에도 제품 포장에 ‘기능성 화장품’ 표시를 한 제품은 13개에 머물렀다.

수은은 멜라닌 색소 생성을 차단하는 특성 때문에 과거 미백화장품에 쓰였으나, 신경 독성이 강해 화장품 원료로는 금지됐다. 완제품은 수은 함량을 1ppm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

소비자원은 또 겔 타입 치아 미백제 10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2개 제품의 과산화수소 농도가 허용 기준(농도 3% 이하)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화이트닝 펜’(Whitening Pen)과 미국산 ‘리스테린 화이트닝 펜’(Listerine Whitening Pen)의 과산화수소 농도는 각각 10.3%와 4.4%로 허용 기준을 넘어섰다.

소비자원은 미백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입 미백화장품의 안전관리 및 온라인 유통 제품의 표시·광고 단속 강화 △치아 미백제 안전관리 강화와 사용연령 제한 근거규정 마련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건의할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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