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의 반박 "무조건 수정 아닌 실현 가능성 등 따져 실행여부 정하자는 것"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공약 이행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당측에서 “사정이나 환경이 변하면 공약도 바뀌어야 한다”며 재원 마련의 어려움을 들어 속도조절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인수위 측이 “혼란만 야기할 뿐”이라고 급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17일 오전 10시30분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 예고 없이 나타났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미리 준비한 짤막한 몇 줄짜리 발표문을 읽었다. “대선기간 국민들께 내놓은 공약들은 실현 가능성과 재원마련 가능성 등에 대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하며 진정성을 갖고 하나하나 정성껏 마련한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며 “정성을 다해 만든 대선 공약에 대해 ‘지키지 마라’ ‘폐기하라’ ‘공약 모두 지키면 나라 형편이 어지러워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예산이 없는데도 무조건 공약대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발표문만 읽은 후 질의도 받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언급이 당내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대한 경고 메시지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굳이 확대해석은 않겠지만 부인도 안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까지 자청한 것은 정부 업무보고조차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공약 이행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인수위 측 제동에 대해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약을 무조건 수정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실현가능성, 재원, 인프라를 까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을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약은 충분히 체크를 하고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말과는 온도차가 있다.
앞서 정몽준 의원은 지난 16일 “인수위는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해야 한다”며 “공약을 한꺼번에 지키려 한다면 그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지난 14일 “원칙이 훼손되거나 예산이 없는데도 무조건 공약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심 최고위원은 기초노령연금, 군복무 단축, 4대 중증질환 보장 공약 등의 수정 내지 폐기를 요구했다.
인수위와 여당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자 황우여 대표는 이른 시일 내에 예비 당정회의를 가동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전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준비가 되는 대로 예비 당정회의를 가동하겠다”며 “인수위 발족 이후 당과 인수위 실무진이 물밑접촉을 해왔으나 이번에 정부조직 개편안과 관련된 문제도 있고 해서 앞으로 예비 당정회의를 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비 당정회의가 내일이라도 열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 '개콘' 김대희, 족발집 '몰빵' 한달 챙기는 돈이
▶ 박신양이 자랑한 '7천만원대' 신혼집 보니
▶ 20대男 "부킹女와 모텔 갔지만…" 대반전
▶ 女교사, 트위터에 올린 음란한 사진 논란
▶ 완벽 미모女 "남편이 시도 때도 없이…"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