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휩싸인 '박근혜 공약'…막판 급조한게 화근

입력 2013-01-18 17:11   수정 2013-01-19 03:27

기초노령연금 2배 확대, 軍복무 18개월로 단축 등
초박빙 상태서 내놔…당선인 행보에 걸림돌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들은 공통점이 있다. 한결같이 선거 막판에 급조됐다는 점이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면밀히 따지지 않고 내놓은 ‘선심성 공약’이 선거가 끝난 뒤 박 당선인의 행보에 장애물로 등장한 형국이다.

대표적인 급조 공약은 기초연금제도 도입과 사병 복무기간 18개월 단축이다. 두 공약 모두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이 애초 발표한 공약이 아니다. 지난해 11월23일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로 단일화된 이후 내놓은 것들이다.

당시 박 당선인과 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 초박빙 대결로 바뀌자 나온 공약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재원 확보 문제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연금제도 도입은 지난달 10일에 발표한 대선 공약집에 처음 담긴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현행 만 65세 이상이 대상인 기초노령연금을 새로 만들 기초연금제도에 포함시켜 수급액을 2배로 늘리겠다는 공약이다. 문 후보가 내세웠던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공약의 맞불성격이 강하다.

사실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안은 박 당선인이 지난 17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공약했던 내용(8만원→20만원)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도 이 공약을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재원 문제로 넣지 않았다. 심지어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안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었다.

국방부가 지난 1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난색을 표명한 사병 복무기간 단축 공약은 대선 공식선거운동 마지막날인 지난달 18일에 발표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당시 “남학생들의 고민인 병역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군 복무기간은 하사관 증원 등을 통해 임기 내 18개월로 단축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먼저 약속했던 내용이다. 국방부는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만7000명의 병역자원이 부족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인수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은 또한 대선 투표일을 1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사병월급 2배 인상 △직업군인자녀 대학 장학금 지원 △국회의원 정원 축소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의 전 비대위원은 “대선 과정에서 야권 공약 때문에 만든 공약이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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