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디어 애비 (Dear Abby)

입력 2013-01-20 17:01   수정 2013-01-20 21:33

한 미식가가 애비에게 불평했다. “식당에서 웨이터에게 주는 팁이 너무 많다.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그의 답은 단호하다. “팁을 줄 여유가 없다면 외식할 여유도 없는 거다.” 다른 고민남이 애비에게 묻는다. “게이 부부를 이웃으로 두고 있어 걱정이 많다.” 애비는 “이사가면 되잖아”라고 답한다.

신문 인생상담 연재 칼럼 ‘디어 애비(Dear Abby)’는 이처럼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들을 상식적이면서도 재치있게 해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디어 애비’ 칼럼니스트 폴린 프리드먼 필립스(1918~2013)는 원래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가 글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아주 우연이었다. 쌍둥이 동생인 애스터 프리드먼 래더러가 인생 상담 칼럼니스트로 데뷔하면서 독자 질문들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다. 그런 질문들의 대답에 재미를 느낀 필립스는 자신이 직접 칼럼을 쓰기로 결심했다. 1956년 지방지인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전화를 걸고 대뜸 글을 쓸 수 없냐고 물었다. 이전 칼럼니스트보다 더 나은 상담을 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편집장은 그의 열성과 도전에 결국 기회를 주었다. 성경 사무엘서에서 현명한 여자로 알려진 아비가일과 미국 대통령 마틴 반 뷰렌의 성을 본떠 아비가일 반 뷰렌이라는 필명도 만들었다. 애비는 아비가일의 애칭이다.

그의 칼럼은 바로 히트를 쳐 신문 신디케이트를 통해 세계에 전파됐다.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한 2002년까지 46년간 매일 독자들의 고민에 상담사 역할을 했다. 1주일에 2만5천통을 받아 한때 편지 개봉을 하는 직원만 4명이었다. 1994년 미국의 TV시리즈 스파이더맨에서 주인공이 “디어 애비는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라고 묻는 장면까지 나올 정도였다.

독자들의 질문은 물론 천차만별이었다. 건강 문제에서 시작해 알코올중독 마약 이혼 성문제 인종차별 등 온갖 시시콜콜한 고민을 애비에게 쏟아냈다. 애비는 독자들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기 위해 대법관이나 국회의원, 의사, 과학자, 기업 최고경영자(CEO), 심지어 대통령에게도 질문하고 이들의 답변을 그대로 실었다. 미국의 교과서에서 성교육 부분은 그의 칼럼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을 정도다.

그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두려움을 없애고 희망을 가져라, 우물우물 말하지 말고 분명히 말하라, 더 많이 사랑하라 등 진취적인 것이었다. 물론 그에 대한 비판도 있다. 주간지 타임은 그의 칼럼을 말만 번지르르한 것일 뿐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가 지난 16일 별세했다. 그의 동생이면서 라이벌이었던 애스터가 사망한 지 11년이 지나서였다. 명복을 빈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 '개콘' 김대희, 족발집 '몰빵' 한달 챙기는 돈이

▶ 박신양이 자랑한 '7천만원대' 신혼집 보니

▶ 20대男 "부킹女와 모텔 갔지만…" 대반전

▶ 완벽 미모女 "남편이 시도 때도 없이…"

▶ 女교사, 트위터에 올린 음란한 사진 논란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