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및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동안 새로 법원 경매에 부쳐진 부동산 물건 수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에 빠진 수도권에서는 경매 물건 수가 늘었지만 지방에서 부동산 호황이 지속되면서 경매 물건이 크게 줄어든 영향 때문이다.
20일 경매 정보 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작년 전국에서 경매에 부쳐진 물건(신건 기준)은 모두 8만7977건으로 이전 연도(9만631건)에 비해 2654건 줄어들었다. 전국 경매 물건 수는 2008~2010년 사이 10만건을 웃돌았지만 2011년 10만건대가 무너진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지방에선 경매 물건이 급감했지만 수도권에선 많이 늘었다. 작년 지방 경매 물건은 모두 5만229건으로 간신히 5만건대를 유지했다. 2008년 7만8946건에 달했던 지방 경매 물건 수는 2009년 7만6156건, 2010년 6만8810건, 2011년 5만5412건 등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경매전문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2010년부터 지방 부동산시장은 호황을 누렸다”며 “부동산의 담보가치가 높아지면서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이 크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작년 수도권 경매 물건은 3만7742건으로 이전 연도(3만5219건)에 비해 2523건 증가했다. 수도권 경매 물건 수는 2008년 2만8732건에 불과했지만 2009년 3만건대로 올라선 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EH경매 연구소의 강은현 대표는 “수도권에서는 특히 아파트 경매 물건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2008년 7843건에 불고했던 수도권 아파트 경매 물건은 2010년 1만건대로 올라선 데 이어 2011년 1만1000건대를 기록했다.
경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해결에 나선 금융회사들이 한계물건의 경매를 자제하고 있어 올해도 경매 물건이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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