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유·무의도 사업부진에 주민대책 마련 압박

입력 2013-01-21 16:11   수정 2013-01-21 17:16

=주민대책위,사유재산을 담보로 제공키로

=인천시 “개발시행예정자와 계속 같이 갈지 이달말에 결정할 것”



투자유치 지연으로 개발이 수년간 미뤄지고 있는 인천시 용유·무의도의 주민들이 인천시에 사업 정상화방안을 마련하라며 시를 압박하고 나섰다.

용유·무의도 주민대책위원회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용유·무의 개발을 위한 증자가 이뤄질 수있도록 위원회가 사유 재산을 금융 담보로 제공할테니 인천시도 사업시행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위원회는 주민의 사적 재산으로 증자를 위한 지급 보증이 가능하다는 금융권의 해석에 따라 담보를 제공하기로 결의하고 이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시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위원 6명이 토지와 건물 등 1000억원에 달하는 개인 재산을 담보로 내놓을 예정이다.

위원회는 “주민들은 이렇게까지 나서는 데 시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시와 맺은 협약 내용과 주민 피해 등을 근거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시가 투자를 끌어오든, 보증을 서든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하루 속히 마련해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7월 시와 위원회가 맺은 협약에는 2009년 6월까지 사업 예정부지를 일괄 보상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사업 부진으로 주민의 재산권 행사가 제약된 것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이행강제금 등을 시가 대납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투자 유치는 시행예정자의 몫인데 주민들이 보증을 서겠다고 나서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우선 이달 말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용유·무의도 개발시행예정자인 (주)에잇시티를 계속 끌고 갈지 말 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사업권을 위한 당장의 500억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백조원에 이르는 사업비가 앞으로 조달될 수 있을 지가 문제”라며 “주민들의 제안서는 아직 검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용유·무의도를 개발하려고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에잇시티가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법인은 현재 사업시행예정자 지위로, 작년 말까지 500억원을 증자해 사업권을 따내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한 푼의 자본도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에잇시티는 지난해 10월말 시와 용유·무의도를 개발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용유·무의도 80㎢ 면적에 2030년까지 호텔복합리조트, 한류스타랜드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총 사업비는 317조원으로 우리나라 1년 예산안과 맞먹는 규모이다. 사업 부지 주민은 3000가구 정도되고 토지 보상비만 6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인천경제청이 출범한 2003년부터 용유·무의도에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를 조성하는 계획이 추진됐다. 그러나 개발자의 사업 수행 능력 부족과 투자 부진 등으로 사업이 번번이 좌초됐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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