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소기업 손톱 밑 가시’를 뽑아주겠다고 발언한 이후 중소기업인들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중소기업이 고용과 성장을 이끄는 한국 경제의 중심축이 되기 위해선 인력과 금융, 세제, 대기업과의 관계 등에서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가시’들을 빼는 게 선결과제라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1일자(1, 3면)부터 7회에 걸쳐 연재한 ‘이런 가시 뽑아주세요’ 기획에 중소기업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중소기업들은 “구조적인 문제를 잘 짚어줘서 속이 시원하다”며 반색했다.
'신규 투자' 포기한 사연
새 정부가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겠다고 나선 건 바람직하다. 공정한 경쟁 생태계에서만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강소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인=레미제라블(가련한 사람들)’이란 선입견을 갖고 보는 게 아닌가 걱정스러운 측면도 있다.
기자는 지난 주 ‘가시’ 기획을 잘 봤다는 한 기업인에게서 자신의 얘기도 들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자신이 하는 사업 영역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지난해 매출이 크게 쪼그라들었다고 했다. 매출이 수천억원대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올해 확고한 경영방침을 세웠는데, 신규 투자는 안하고, 신규 인력을 뽑지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가시’가 되고 있다.
중소기업에 꽂혀있는 가시를 빼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커가는 중소기업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세금도 많이 내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 내 양극화와 저성장이라는 골칫병을 고칠 수 있다는 진단에서일 것이다. 그런데 일자리를 줄이는 부작용을 일으키면 곤란하다. 중소기업의 가시를 빼서 다른 곳에 꽂는 일은 안된다.
중기 스스로 성장판 만들어야
박 당선인이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선 것도 양극화 해소와 성장동력 발굴이라는 두 바퀴를 중소기업을 통해 굴려 나가겠다는 뜻일 게다. 방향은 맞다.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 육성만이 ‘창조경제’에 엔진이 될 수 있다. 창조경제는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벤처기업인들이 완성할 수 있다. 그들이 지속 성장의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게 긴요하다.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엔젤(창업기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 기술심사를 강화하는 대신 기업인의 명줄을 잡고 있는 연대보증제를 폐지하는 건 어떨까. 또 창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엔젤 투자활성화를 위해 세제를 획기적으로 바꾸자. 올해부터 벤처 소득공제율이 20%에서 30%로 높아졌는데 이를 더 확대하고, 은행 보험 등 기관투자가들이 창투조합에 투자할 경우에도 양도차익비과세 혜택을 줘 이 분야에 투자 물꼬를 터줄 필요가 있다. 마침 저금리시대다. 혁신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싶으면 혁신적인 마인드로 가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스로 ‘레미제라블’의 감옥에 갇혀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영관(觀)을 확 바꾸는 게 시급하다. 직원들을 단지 생산도구로 생각하는 기업주가 있는 한 유능한 젊은이들은 중소기업을 찾지 않을 것이다. 차제에 좋은 기업 문화를 서로 배우고 전파하는 노래 소리가 중소기업 사이에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중소기업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가시는 잠시 뺄 수 있을지 몰라도,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진 못할 것이다.
남궁 덕 중기과학부장 nkdu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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