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베를린2’는 OK, ‘황해2’는… 어휴”

입력 2013-01-22 09:50  


[이정현 기자] ‘하배우’가 돌아왔다. 지난 2012년 ‘범죄와의 전쟁’ ‘러브픽션’ ‘577프로젝트’까지 연달아 내놓으며 최고의 해를 보낸 하정우가 신작 ‘베를린’으로 관객 앞에 다시 선다.

1월21일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모 호프집에서는 영화 ‘베를린’ 개봉을 축하하는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영화의 연출을 담당한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그리고 영화 제작자를 비롯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하정우가 회상한 ‘베를린’ 촬영 현장은 참으러 험난했다. ‘베를린’은 독일 베를린과 라트비아의 리가, 그리고 한국 세트장을 오가며 진행됐다. 그는 “내가 이렇게 까지 술을 안마실 수 있는지 깜짝 놀랐다”며 “해가 떨어지면 숙소로 돌아와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음악과 더불어 피곤한 몸을 풀어줄 수 있는 명상, 요가를 했다. 술 마시자고 하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그 정도로 고생스러운 현장”이라고 전했다.

한국과 북한 첩보원 간의 맞대결을 그린 ‘베를린’은 총격 액션 뿐만 아니라 맨손 격투 액션 난이도도 상당하다. 하정우는 “멋있게 보이기 보다는 리얼함을 더 강조했다. 몸과 몸이 서로 맞붙는 액션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배우들은 쉬는 시간에도 끊임없이 동선을 맞추고 액션의 합을 맞췄다”고 밝혔다.

화제가 된 북한 사투리 연기 역시 하정우를 괴롭혔다. 무엇보다 리얼한 북한 말과 영화적인 표현 수준 사이에서 수없이 고민했다고.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말은 희화화 된 경우가 많다. 북한말 선생님에게 실제로 배워보니 이해가 불가능한 단어와 표현, 억양이 많더라. 그래서 톤을 조절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너무 리얼하면 관객이 알아듣지 못하는 수준까지 간다. 반대로 너무 쉽게 접근하면 리얼함이 떨어졌다. 그 사이의 접점을 찾아야 했다”

하정우는 “‘베를린’ 류승완 감독과 ‘황해’ 나홍진 감독 중 누가 더 지독한가?”는 짓궂은 질문에 “둘 다 정말 지독한 감독들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베를린2’가 제작된다면 언제든지 출연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영화 ‘베를린’은 말미 후속작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베를린2’가 계획돼 있는건 아니다. 하지만 제작된다면 출연하고 싶다. 물론 관객 분들이 ‘베를린’보다 더 화려한 액션을 원할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따른 부담은 있다”

그렇지만 ‘황해2’에 대해서는 “그건 좀 힘들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출연했었다. 지금 모든 걸 아는 상태에서 ‘황해’를 다시 찍으라고 하면 자신 없다”고 전했다. 이어 하정우는 “그에 합당한 출연료와 대우를 해주면 모를까”라고 우스갯 소리를 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하정우가 출연한 ‘베를린’은 국제적 음모가 가득한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북한 최고의 고스트 요원 표종성(하정우)과 그를 쫓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 그리고 표종성을 제거하고자 평양에서 파견된 동명수(류승범), 그리고 표종성의 아내 북한 대사관 통역관 련정희(전지현)의 음모와 배신을 그렸다. 오는 1월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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