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 높이고 가볍게, 피크 소재로 금속 대체"

입력 2013-01-22 15:55   수정 2013-01-22 16:20

“기존 스텐레스 대신 피크(PEEK) 소재를 사용하면 냉장고 압축기 무게가 40% 가량 가벼워집니다. 소음이 줄고 전력소비량도 낮춰 10년 사용하면 470만원 가량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업체인 빅트렉스의 데이비드 험멜 대표는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속을 대체하는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피크(Polyether Ether Ketone)’ 소재에 대해 설명했다. 피크는 LG전자의 프리미엄급 냉장고의 압축기에 사용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험멜 대표는 전했다. 냉장고 압축기는 냉매를 압축하고 순환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냉장고 소비 전력의 90% 가량이 이 곳에서 쓰인다.

빅트렉스는 1978년부터 피크를 생산, 지난해 피크에서만 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 이상의 온도에서 견디는 내열성뿐 아니라 내마모성, 내화학성이 높아 자동차, 항공기, 전자, 의료산업 등에 쓰인다. 험멜 대표는 “모든 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뛰어난 물성을 지녀 경량화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금속 대체재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비행기 한 대당 1t 정도의 피크 소재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폴리이미드, 폴리카보네이트 등엔 기능적으로 앞서고 탄소섬유에 비해서는 단순한 공정을 통해 생산 가능하다.

빅트렉스는 영국 공장에서 연간 4500t 생산규모의 피크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를 2015년까지 7000t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기술센터는 영국 외 중국과 일본에서 운영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아시아 시장 비중은 20% 가량이지만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험멜 대표는 “기술 유출 우려뿐 아니라 품질 안정성을 위해 영국 밖에 공장을 세울 계획은 없다”며 “삼성과 현대차, LG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스마트폰, 자동차, TV, 컴퓨터 관련 개발 지원을 위해 한국에 추가 기술센터를 짓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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