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횡령' 교육공무원 투신 자살

입력 2013-01-22 20:34  

끊이지 않는 교육계 비리…종합감사론 차단 역부족


거액의 공금 횡령 의혹을 받은 교육 공무원이 감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2일 전남 완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9시30분께 완도군 고금대교 아래 해상에서 보성교육지원청 소속 A씨(42·여·8급)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6시간 전 집을 나간 뒤 전화로 “아이를 잘 부탁한다”고 남편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의 신고를 받은 해경은 휴대폰 위치 추적으로 A씨를 발견했다. 해경은 A씨가 고금대교에서 투신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장흥의 한 중학교에서 회계 업무를 맡다가 최근 보성교육지원청으로 옮겼다.

도교육청 감사 결과 A씨는 이 학교 근무 기간 1억2800여만원을 횡령하고 4400여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출납원과 학교장이 갖고 있는 학교 행·재정시스템인 ‘에듀파인’ 인증서를 몰래 결재하는 방법으로 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후임자와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운영비·시설비 등 거액의 공금을 유용한 의혹을 샀다.

지난해 여수와 완도 등 자치단체 공무원의 수억~수십억원대 공금 횡령에 이어 교육 공무원의 횡령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리·감독의 부실이 드러났다. 일선 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매월 회계 결산을 하고 분기별로 교육지원청에 출납부·통장 잔액만을 보고하지만 인증서 도용과 같은 범죄에는 무방비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에서 3~4년에 한 번 실시하는 종합감사가 비리 등을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완도=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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