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증시 '3중고' 완화, 랠리 재개하나

입력 2013-01-23 10:49  

국내증시를 억눌러 온 환율·실적·수급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랠리 재개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기조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깜짝실적' 소식도 전해지며 국내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수급상 이슈인 뱅가드발(發) 매물 부담은 이미 노출된 재료로 시장 충격 여파는 감소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23일 오전 10시34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 대비 2.28포인트(0.14%) 오른 1999.41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코스피는 2010선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1월 정례 금융정책회의에서 인플레이션율 2% 목표치 도입과 함께 2014년부터 무제한적인 자산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내용면에서 다소 미흡했다"면서 "일본은행의 통화완화 기대감은 이미 금융시장에 선반영돼 엔화 약세 압력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성명서에서 2014년 중 자산 매입 프로그램 규모의 순증분이 10조엔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해 올해 순증분인 36조엔을 감안할 때 상당히 적은 규모라는 평가다.

자산 매입의 대부분이 만기도래하는 국채 보유 물량의 재투자임을 시사하는데 이번에 발표한 정책만 감안하면 내년에 자산 매입을 통한 유동성 방출 규모가 올해에 비해 적게 된다.

2% 인플레이션 목표제가 만장일치가 아니라 7 대 2로 채택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아베 총리의 공격적 통화정책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위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당장은 추가적인 완화 카드가 나오기 어려워질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는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아베 총리가 일본 수출보호에 필요한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달러당 90엔 수준에 근접한 가운데 추가적인 엔화 약세가 수입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날 엔·달러 환율은 무제한적인 국채 매입 발표 직후 90엔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반락해 88엔대까지 떨어졌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어닝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오는 24일 현대차, LG디스플레이 등을 시작으로 25일(기아차,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29일(삼성SDI), 30일(LG화학, LG전자)에 연이어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지난밤 뉴욕증시가 마감한 이후 구글은 4분기 연결 순이익이 28억9000만달러, 주당 8.6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익은 10.65달러로 전년 동기(9.50달러) 대비 개선됐고 시장예상치(10.50달러)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IBM도 4분기 순이익이 시장예상치를 넘어선데 이어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월가 예상보다 높게 제시했다. 미국 발광다이오드(LED) 대표 기업인 CREE는 순이익이 69%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은행의 발표는 '나올 패는 다 나왔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국내증시는 1분기 중 2월에 고점을 기록할 것이며 1분기보다 2분기 상황이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뱅가드 펀드의 밴치마크 지수 변경에 따른 수급 이슈는 경험을 통해서 그 위력이 감소될 것"이며 "차익잔고 출회도 어느 정도 해소돼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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