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가 직접 밝힌 뺑소니 추격 사건의 전말

입력 2013-01-23 12:16  


[이정현 기자] “머릿속에 ‘추적자’부터 ‘황해’ ‘베를린’이 한꺼번에 지나갔죠. ‘그 힘든 액션도 했는데 내가 못 잡을까’라며…”

배우 하정우가 자신을 치고 달아난 뺑소니 차량을 직접 잡았던 일명 ‘하정우 뺑소니 추격사건’의 전말을 직접 밝혔다. 하정우가 사고를 당한 때는 작년 12월12일 새벽 압구정동. 당시 귀가 중이던 하정우는 자신을 치고 달아난 차량을 직접 추격해 가해자를 사로잡았고 이후 언론에 알려져 화제가 됐다.

1월21일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모 호프집에서 열린 ‘베를린’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하정우는 “감독 데뷔작인 ‘롤러코스터’ 프리프로덕션을 진행하고 있을 때였다. 생각보다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왜 세상은 나를 알아주지 않지?’같은 자괴감도 있었다. 그날도 늦게까지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길을 건너는데 저기서 경차 한 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나를 못 본 것인지 그대로 치고 가더라. 백미러 쪽으로 부딪쳐 몸이 크게 한바퀴 돈 것 같았다. 손에 가지고 있던 우산과 핸드폰도 모두 손에서 놓쳤다”라며 “몸을 추스린 후에 차에서 내리라고 하니 가해자가 알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떨어트린 휴대폰과 우산을 가지러 걸어가는데 그 와중에 도망가더라”고 전했다.

하정우의 추격전이 시작된 건 그때부터다. 도망치는 가해자 차량을 본 그는 “‘추적자’, ‘황해’ 그리고 ‘베를린’도 소화했는데 저것도 못 잡겠냐는 마음으로 냅다 뛰어 쫓아갔다. 그렇지 않아도 몸에 독이 가득 쌓여있었는데 그게 폭발했던 것 같다”며 교통사고에도 가해자를 쫓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마침 인근 지리를 잘 알고 있던 하정우는 가해 차량이 일방통행 반대방향으로 도망치자 지름길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반대편 차량에 가로막힌 가해 차량을 발견했고 사로 잡았다. 하정우는 “감정이 격앙됐었던지 가지고 있던 우산으로 차량을 부숴질 듯 내려쳤다. 나중에는 경찰이 와서 나를 말릴 정도”라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뺑소니 가해자는 음주운전상태. 하정우는 “사람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만취상태였다. 생각보다 젊은 친구이기도 하고 내가 차량을 일부 파손한 것도 있어 맨정신에 사과를 받는 것으로 용서하기로 했다. 나도 다리에 멍이 들었을 뿐,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해당 가해자는 음주운전으로 벌금 및 면허취소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하정우는 사고 당시 들고 있던 휴대폰을 보여주며 “그때 떨어뜨리는 바람에 흠집이 많이 생겼다. 신형인데 벌써 고장났다”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영화 ‘베를린’에서 하정우는 세계 최고 실력의 북한 고스트 요원 표종성을 연기했다. 불법 무기 거래에 실패함과 동시에 조국으로부터 배신당하고 국제적인 음모에 휘말리면서 아내 련정희(전지현)과 함께 탈출을 시도하게 된다. 영화는 1월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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