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심층진단
휴대폰 판매량 연 4억대…브랜드가치 329억弗 '세계 9위'
배터리 제외한 모든 부품 자체 생산기술 확보
제품 개발·원가 절감 등 '자신과의 싸움'이 과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1984년 셀룰러 방식의 아날로그 휴대폰을 이용한 통신서비스를 기반으로 출범했다. 당시 부서 인력은 40명으로, 한국 지형에 강한 휴대폰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1988년 첫 제품을 개발했다. 길이 20㎝, 무게 0.7㎏으로 요즘 시각에선 휴대폰이라고 부르기도 어색하지만 1989년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24년이 흐른 2013년, 삼성전자의 연간 휴대폰 판매량은 약 4억대에 달한다. 전 세계 휴대폰 사용인구 4명 중 1명은 삼성전자 제품을 쓰고 있는 셈이다. 이는 삼성전자에도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
○4억명이 사용하는 삼성 휴대폰
첫 번째는 브랜드 강화다. 1990년대 초반부터 삼성전자의 강점으로 꼽혀온 반도체 부문은 20년간 캐시카우(cash-cow·일정한 수익을 꾸준히 창출해주는 사업이나 상품) 역할을 하며 디스플레이, 휴대폰, 가전사업부와 시너지를 내왔다. 그러나 반도체 칩은 전자제품 안에 들어가 있어 보이지 않는 부품이다. 삼성전자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휴대폰이 이를 극복하는 발판이 됐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인터브랜드 추산)는 329억달러로 세계 9위다. 2010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갤럭시’ 시리즈는 스마트폰, 태블릿, 카메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패블릿(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중간크기 제품)’까지 가세하며 IT의 대표 제품인 PC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두 번째는 다른 사업 영역과의 시너지다. 핵심 휴대폰 부품들과 동반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와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 영상을 촬영하는 디지털카메라, 촬영한 영상과 각종 정보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마지막으로 휴대용에 필수적인 배터리가 여기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이 가운데 배터리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생산라인을 확보했다. 배터리도 계열사인 삼성SDI에서 구매할 수 있어 계열사 간 시너지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7년 당시 인텔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보다 두 배가량 처리속도를 높인 64비트 기반의 알파칩을 개발했다. 알파칩의 생산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수준이었지만, 인텔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시 알파칩은 시장성도 약했고, 알파칩을 사용할 만한 삼성전자 브랜드 기반의 PC와 서버 제품도 없었다. 결국 알파칩은 2000년대 중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2007년 애플 아이폰의 탄생과 함께 OEM으로 AP를 만들어 오던 삼성전자는 자사 AP인 ‘엑시노스’ 시리즈를 양산하면서 진정한 AP시장의 ‘선수’로 등장했다. 지난해 약 8000만개의 자체 AP를 양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휴대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 속도를 감안하면 조만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AP의 개수가 과거 인텔이 자사 CPU를 탑재했던 수량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삼성전자의 메모리사업부와의 시너지도 크다. 지난해 기준 전체 메모리 매출 22조원 중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구매하는 메모리반도체는 약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폰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자체 메모리칩 소요량의 3분의 1을 소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의 협업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전자 휴대폰 중 고가 브랜드인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쓰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 판매량의 약 80%에 달하는 분량이다.
OLED 패널은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에 비해 얇고 가볍고 응답 속도가 빠르며, 전력 소모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유일한 단점은 가격이다. OLED 패널을 장착한 휴대폰을 2006년에 개발 및 시판했을 때만 해도 OLED 패널은 너무나 고가의 부품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보면 OLED를 묵묵히 사용해 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초기 사업공조가 현재의 삼성디스플레이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자신과의 싸움’이 앞으로의 과제
세 번째는 무선사업부(현재 IM부문 소속)가 삼성전자 안에서 차지하는 역할이다. IM부문의 현재가 삼성전자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IM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20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 29조원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이런 IM부문의 설비투자가 연간 1조~2조원에 그친다는 점이다. 작년 삼성전자 전체 설비 투자가 23조원가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무선사업부의 역량은 ‘돈 들이지 않고 돈을 벌어들인다’는 것이다.
중요한 게 더 있다. 갤럭시S 시리즈가 본격 판매된 2010~2015년 IM부문에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영업수익 현금은 약 9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자금으로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을 통한 미래 사업기회를 마련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과제는 스스로와의 경쟁이다. 먼저 개발하고, 자신과 싸워야 하는 힘겨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수직 계열화된 부품조달 구조는 원가절감에 대한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무선사업부의 이익 극대화는 부품사업 부문의 단가 인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가올 난관을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서갔던 경쟁 업체의 제품을 분석하고 좀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캐치업’ 전략으로는 어렵다. 혁신적인 인재를 등용하고, 모험을 즐기는 DNA를 심는 것이 지금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과제임과 동시에 성장의 원천이 될 것이다.
최성제 <SK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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